<측면. 왼편은 19세기 증축이고, 가운데는 13세기, 오른쪽은 11세기부터 세웠다>
*** 이 포스팅은 문화재청 학예연구사로 그리스 어떤 대학에 연수 중인 박영록 선생이 April 18 at 10:52pm, 2018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거니와, 우리로서는 비교적 생소한 새로운 문화유산을 조금은 익살스러우면서도 실용적으로 소개했기에, 본인 의사 여부와 관계없이 내가 무단으로 옮겨와 전재한다. 뭐 설마 표절로 날 고소하진 못하겠지? 문구는 데스킹(desking) 차원에서 내가 아주 약간 손봤음을 밝혀둔다. 괄호 안 파란색 '인용자 주'는 내 평이다.
사실 이번 부활절 휴일에 다녀온 다른 세계유산들은 거의 관광지화 되어서 언젠가 다시 가볼 기회가 있을 것도 같은데, 여기(그리스를 말함-인용자 주) 있는 김에, 가보기 어려운 세계유산들에도 한번 다녀와 보기로 결심했다. 나중 되면 다녀왔다는 것도 까먹을 것 같아서 메모 차원에서 기록한다.
불가리아의 세계유산 보야나 교회(Boyana Church)
보야나 교회의 완전성은 완벽하게 보호되고 있다. 1917년 교회 주위에 공원이 조성되면서 현대 교통의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 (발췌:유네스코 한국위원회 홈페이지)
'여기 현대 교통수단으로 찾아 가려면 어려울껄?' 이라는 말을 이렇게 돌려서 적은 거였나 보다ㅋㅋ 시내 한복판에서 거리는 10킬로 정도밖에 안 되지만 불가리아인 친구가 조언했듯, 찾아가기 정말 복잡했다. 대중교통으로 갔으면 화 날 뻔 했다.
*팁 : 보야나교회와 소피아국립박물관을 묶어서 하루를 잡되 차량 필수. 보야나교회에서의 체류시간은 길게 소요되지 않지만 길 찾기가 힘들다.
<naos of the church, altar of the church. from 11th century>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 외곽에 있는 보야나 교회(Boyana Church)는 각기 다른 시기에 지은 3개 동 건물로 이루어진다. 동쪽 교회는 10세기 무렵에 세웠으며, 13세기 초 세바스토크라토 칼로얀(Sebastocrator Kaloyan)이 교회 옆에 두 번째 건물을 짓도록 지시함으로써 2층짜리로 증축되었다. 세 번째 교회는 19세기 초에 지었다.
두 번째 교회에 있는 프레스코 화(畵)는 1259년에 완성되었으며, 가장 중요한 중세 회화로 평가된다. 이 유적은 동유럽 중세 미술을 완벽하게 보존한 기념물 가운데 하나다. 11, 13, 15~17세기, 19세기 내부 벽화는 다른 어떤 시기의 벽화보다 높은 수준을 증명하려는 듯 몇 층으로 이루어졌다. 그중 13세기에 그린 벽화가 예술적 가치가 가장 높다. (발췌: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홈페이지-말이 발췌지 우라까이다-인용자 주)
내부는 제한된 인원(10명 내외) 단위로, 10분씩 관람할 수 있다. 더 있고 싶으면 다음 텀에 다시 들어와도 된다. 예약하라고 하진 않으니 최후의만찬 보다는 (관람환경이) 나은 건가 생각도 잠깐 했다. 굳이 여기까지 누가 어떻게 찾아오지? 싶었는데 나같은 사람이 있는지 은근히 관람객이 있었다.(왕릉보다 많았다..흥ㅠㅠ-필자는 현재 문화재청 조선왕릉관리사무소 소속이다. 조선왕릉 관람객이 적어 열받았나 보다. 불가리아에 뒤진다니 하는 자괴감이 짙게 뭍어난다-인용자 주)
<external narthex, 19th century>
*팁 : 매표소를 지나면 안내소 없다. 안내원도 찾을 수 없다. 세 번째 사진 가운데서 보이는 검은 문이 입구다. 열어도 안 열린다.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가 저 문을 여러 번 당기면서 쿵쾅 대면 안에서 직원이 나와 의자에 앉아 기다리라고 얘기해준다. 즉, 바깥 의자에 앉아서 사람 나올 때까지 그냥 기다리면 한 텀 끝나고 직원이 문열고 나온다.
내부는 당연히(?) 사진촬영 불가다. 학교 다닐 때 모 교수님께서 남들 다 찍는 사진 말고 못 찍게 하는 걸 찍어야 나중에 써먹는다..고 하셨지만, 난 소심하니까 하라는대로 카메라를 집어넣었다. 안에 들어가면 작은 공간이 나오는데 이게 뭐지 싶은 생각이 들 때쯤 바깥과 통하는 문을 닫고 안으로 통하는 다른 문을 열어준다. 그럼 띠로리~아 입장료값 하는군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저렴한 감상평) 내부에는 공기순환장치가 작동 중이고, 몸에 맨 모든 가방은 모아 두어야 하며, 일종의 중문을 두어 벽화 보존에 신경을 쓴다. 벽화에 유리벽 같은 게 없어서 질감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팁 : 불가리아는 전 지역에서 학생증스럽게 생긴 모든 ID로 학생할인을 해준다. 국제학생증을 요구하는 부다페스트나 자꾸 나이 물어보는 비엔나나 학생증 해석하라고 하는 베를린과 다르다!!! 그리스어만 써 있는 내 학생증으로 모든 곳에서 할인 가능. 아마 한국어도 가능할 듯?
불가리아에서는 내 얼굴보다 더 큰(내 기억을 살리면 필자는 얼굴이 큰 편이다, 그러니 다음에 말하는 피짜는 엄청 크다-인용자 주) 피자가 약 1유로(불가리아 화폐 단위는 레브)다. 근데 이렇게나 물가가 싼 불가리아에서도 여기 입장료는 거의 5유로에 육박한다....(학생은 1유로 정도) 우리나라 입장료 너무 싼거 아닌가...
건물 앞에서 기다리려면 심심하니까 담배도 한 대 필수 있게 재떨이도 잘 갖춰져 있다. 불가리아는 흡연에 관대하다. 사실 그리스는 더 관대하다....
<유적 안내판>
총 감상평 : (이건 100퍼센트 내 주관적 견해) 전문지식이 얕은 나는 여행지를 고를 때 일종의 '국가차원에서 검증한, 밀어 줄만한 관광지 목록'의 일환으로 세계유산목록을 참고할 때가 많다. 등재 시점을 보면서 혼자 미리 판단을 해 보기도 하는데, 보야나교회는 1979년에 등재된 것으로 보아,
1. 전 세계적으로 너무 너무 유명하거나
2. 관광지로서 흔히 말하는 '볼만한' 관광객들이 좋아할 경관 요소가 적고 학술적 가치(만?) 가 높은 유적지 성격일 가능성이 있었음.
역시나 예상대로 찾아가기는 어려웠고 주변에는 아무런 편의시설이 없었으며 북적이지 않았고 내부는 기대 이상의 묵직한 감동이 있었다. 저 멀리 천장 어딘가에 붙어있는 프레스코화들만 보다가, 여기에선 1미리 앞까지 손가락을 뻗어도 보고 숨 참고 얼굴도 들이대 보니 기분이 색달랐다.
사진은 발로 찍은 것 같지만 손으로 찍었음.(실제 사진 실력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발로 눌러도 저보단 나으리라-인용자 주)
너무 대충 찍었네. 두 번 가기는 힘들텐데..(다시 가도 별로 달라지진 않을 듯하다. 교육 불가 판정이다-인용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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