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모자 쓰고 위로하는 아이들 영혼

 

 

에도 막부 도쿠가와 가문 원찰격이면서 일본 정토종 본산이라는 도쿄 증상사增上寺(죠죠지) 요즘 풍광이다.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시는분 설명 좀 부탁한다.

한여름에 부처님들이 빵모자를 뒤집어 썼는가 하면 바람개빈지 선풍기를 꼭대기에 달았다.

시원하시라고?

(June 22, 2015)

이런 도움 요청에 김천고 선배시며 일본 유학파 인류학도인 임경택 전북대 일본학과 교수는 아래와 같은 자세한 해설을 붙였다.

이거 水子 즉 미즈코 공양을 위한 수자지장水子地藏이다.

 
미즈코 공양 풍습은 근대 이후 단가檀家제도가 파탄이 나면서 경영이 힘들어진 사원들이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기 위하여 석재업자들과 함께 만들어 선전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에도시대에는 시내에 회향원回向院 이라는 것이 있어서, 거기에 죽은 태아나 영아를 묻었으며, 그것을 수자총水子塚 이라 불렀다.

일본에서는 태아와 태어난 지 일주일 이내의 아이는 아직 인간이라기보다 신의 영역에 속해 있다는 속신이 있다. 그래서 이 미즈코들을 잘 공양하지 않으면, 재앙이 닥친다는 믿음이 존재했다.

지장地藏을 선택한 이유는 지장보살이 아이들을 지키는 신으로 신앙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식도 아이처럼 한다. 빵모자, 턱받이, 빨강 등등이 그래서 채택된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잘 살펴보면 이러한 지장보살 앞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를 바친 것이 많다.

일본인의 신앙행위의 특징 중의 하나가 즉물성이다. 인간과 동물 또는 사물 사이의 위격의 차이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새우튀김 식당 뒷뜰에 가면 새우총이 있고, 매년 2월 8일은 바늘공양을 하고, 누에많이 잡아서 잠사공장 있던 데는 모두 누에 공양탑이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