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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사마르칸트가 이세민한테 바친 오리알 황금복숭아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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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희 국립중앙박물관


요지연도 중 서왕모(오)와 한 무제(왼). 서왕모 시중 드는 여성이 접새기에 복숭아를 가득 담아 든 모습이 보인다. 저것이 삼천갑자동방삭 그 복숭아다.



샤퍼가 자신의 책 제목을 "사마르칸트의 황금복숭아"라고 한 데서도 알 수 있듯 복숭아는 동아시아로 들어온 서쪽 문물의 상징 같은 과일이다.

"정관21년(647) 강국康國(사마르칸트)에서 황도黃桃를 바쳤는데 크기가 거위알 만하고 그 색이 금과 같아 금도金桃라고도 불렀다.(大唐貞觀二十一年, (康國)其國獻黃桃, 大如鵝卵, 其色如金, 亦呼爲金桃.)" - 통전通典 변방邊防 서융西戎 가운데

위 기록에서도 볼 수 있듯 이 황금복숭아라는 게 요즘 우리가 먹는 황도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당시 거위알 만하다고 했는데, 요즘 거위가 알을 작게 낳는 것은 아닐 테고 더 크게 품종이 개량된 것일까?


요지연도 중 일부. 복숭아가 보인다.



비록 "황금"은 아니지만 복숭아가 중국에 들어온 것은 그 이전이다.

"한무내전漢武內傳에 이르길,

“서왕모가 7월 7일 내려와, …… 시녀들에게 다시 복숭아를 찾아오라 했다. 잠시 뒤 옥쟁반에 선도 7과를 가득 담아 왔다. 선도는 크기가 오리알 만하고 형태는 둥글고 색은 청색이었다. 왕모에게 바치자 왕모는 4과를 한무제에게 주었는데, 3개는 자신이 먹었다."(漢武內傳曰:“西王母以七月七日降,……令侍女更索桃. 須臾以玉盤盛仙桃七顆, 大如鴨子, 形圓色青, 以呈王母. 王母以四顆與帝, 三枚自食.”)" - 제민요술齊民要術 오곡, 과실, 채소 가운데 중국물산이 아닌 것(五穀・果蓏・菜茹非中國物產者) 도桃9

한무내전은 허구에 불과하나 여기 나오는 복숭아의 묘사가 꽤나 상세하기에, 여하튼 한무제가 먹은 복숭아는 당대의 복숭아와 다르다. 크기도 작아 오리알 만하고 색은 청색이다.




혹여 푸르를 때 따는 호두(胡桃)는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하다.

하긴 당대 이전까지 이런 복숭아를 먹었다면, 새로 수입된 황도가 얼마나 맛있었을까.

덧붙여, 요지연도의 복숭아는 모두 분홍색 탐스런 복숭아다.

주목왕周穆王이 받았던 복숭아는 한무제가 먹었던 것과는 또 다른 것일까?

하긴 그 사이 몇 백년이 지났으니 나름 곤륜산에서도 나름 품질 개량에 노력한 결과리라.(어쩌면 분홍색 복숭아는 시퍼런 복숭아보다 더 맛 없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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