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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피는 시즌이라
이걸로 근래 한창 재미 본 데가 경주 서악마을
이 동네 걸물 진병길이 배후엔 신라시대 무덤 밀집하고 전면으로는 서악동 고분군이라 해서 이른바 태종무열왕릉이니 해서 중고기 신라시대 대따시 무덤 한 줄로 나란히 선 모습을 조망하는 도동서원 인근 선도산 기슭 밭떼기에다
봄이면 작약 심고
가을이면 구절초 피워 한 시대를 풍미했거니와
저 모습만 보면 와 올해도 어김없이 구절초 잔치겠거니 하겠거니와
그래 이런 사진으로 장난 치면 얼마든 그러리라 하겠거니와
실은 이는 교묘한 사진 작란作亂이라
그렇다면 실제 지금 현장은 어떠한가?
이 꼴이라 올해는 비가 많이와서 그런지 구절초 농사 망쳤다.
덜 피었을 수도 있겠지만 근래 서악마을 가을 풍광으로 익숙한 그 모습은 아니다.
사진이 실상 얼마나 정치적인지는 이 한 장면 포착으로 충분하다.
저 장면들이 없는 모습을 꾸며낸 것은 아니니 나는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진은 얼마든 내가 원하는 효과 혹은 그 이상을 엮어낸다.
이명박이 대통령 후보였던 시절, 망월동 묘지를 참배하고 나서 웃는 모습으로 묘지를 나서는 장면을 포착한 사진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 적 있다.
묘지에선 웃어도 안 되는가?
하지만 그걸 발행한 언론 의도는 그게 아니었으니 사진은 본래 그런거다.
사진寫眞은 글자 그대로는 진실을 담는다는 뜻이지만 그것은 얼마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팩트를 왜곡하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한다.
사진은 내가 조작하는 팩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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