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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이맘쯤 해마다 나는 격렬한 고비를 지나는데 이른바 더위 먹음이 그것이다.
남쪽 북태평양에서 시작한 장마전선이 무더위를 몰고 오면 온몸이 해파리마냥 퍼지고 아무리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아니한다.
몸뚱아리는 천근 철근을 짊어진 듯 하고 뼈마디까지 곳곳이 쑤신다.
걷다가 철퍼덕하며
앉으면 그대로 꼬꾸라진다.
이때는 기차 타는 일도 고역이라 서울 대전간 한 시간 ktx 코스도 그리 힘겨울 수 없다.
돌이켜 보면 매년 이랬고 그것이 더위먹은 조짐임은 늦게 알았다.
그래서 나는 매번 이 여름이 고역이기만 하다.
하긴 꼭 나뿐이겠는가?
괜히 삼복이라 해서 닭 잡아먹고 개 패서 삶았겠는가?
어딘들 여름이 고역이지 않은가 싶다만 두터운 습기를 공반하는 동아시아의 그것은 저주에 지나지 않는다.
한반도는 저주 받은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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