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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이다.
왼손 세부다.
흠결 하나 없다.
오른손이다.
흉터다.
낫에 벤 상처다.
다시 오른손 세부다.
역시 흉터다.
역시 낫에 벤 상처다.
다시 오른손 세부다.
역시 낫에 벤 상처다.
왼손엔 하나도 없는 상처가 오른손엔 열세군데가량 나 있다.
전부 낫에 벤 흔적이다.
소먹일 풀 베다가 난 상처다.
그렇다면 왜 오른손인가?
나는 쨉손이다. 왼손잡이다.
그러니 낫질을 할 때 왼손으로 낫을 잡는다.
그것이 베어야 하는 풀이나 꼴은 오른손으로 쥔다.
낫 생김을 본 적 있는가?
왼손잡이 오른손잡이 날이 선 각도가 현저히 차이가 난다.
하지만 거의 모든 연장은 오른손잡이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왼손잡이한텐 치명적이다.
그래서 번번이 벴다.
왼손잡이 낫은 없었다.
그렇다면 목장갑이라도 왜 껴지 않았냐 할 것이다.
난 장갑이 있는 줄도 몰랐다.
낫질은 으레 맨손으로 하는 줄 알았다.
매일매일 꼴을 베다 날라야했다.
사람은 굶어도 소는 굶을 수 없었다.
그건 경운기 트랙터였고, 농가 유일한 수입원이었다.
일년에 한 마리 낳는 송아지 팔아 등록금 댔다.
언제나 나는 오른손잡이 낫을 왼손에 들고는 나무를 했고 꼴을 벴다.
낫에 벤 상처는 어찌 치료했던가?
상처에다가 고운 모래흙을 얹는다. 그러면 피가 그 모래흙 위로 베어나온다.
모래로 치료했다.
반창고? 옥도징끼?
그건 사치였다.
나는 반창고나 옥도징끼를 훨씬 훗날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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