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2023년 10월 10일 쌍십절이라, 이 주간이 나로선 의미가 있다고 할 만한 지점은 연합뉴스 기자로 기록되는 마지막 주간이라는 점에 있다.
조금은 고심하다 나는 저 회사를 떠난다는 사실을 공포했으니 질질 끌기도 싫었고 무엇보다 나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런저런 말들이 싫은 까닭이었다.
아무리 요식이라 해도 그에는 절차가 있기 마련이라, 더구나 내가 떠나기로 한 방식은 희망퇴직이라는 일종의 비상수단이니 이는 나한테는 신청자격만 주어질뿐 그 선택은 회사 몫이다.
그 회사 몫의 결정이 나오지도 않은 마당에 나는 떠난다 선언하고 나섰으니 이는 난 떠나고야 만다는 시위 성격도 있다.
그 동기야 무엇이건 그 최종 판단은 내일 공장 인사위에서 결판날 테고 무난히 나는 퇴직 신청이 받아들여지리라 본다.
따라서 이것저것 그에 따르는 소소한 절차들이 있으니 그것을 이제는 갈무리해야 한다.
또 저런 결심이 선 마당에 당분간은 주유를 하기로 한 마당에 퇴직과 더불어서는 기내식 먹으며 그 무대를 외국으로 넓힐 작정이다.
그 가고자 하는 곳, 머물고자 하는 곳을 고르는 재미야 이런 여행에 나서본 사람들이야 너무 잘 알 테고 그래 솔까 여행 자체보다 그것을 준비하며 부닥치는 저런 일들이야말로 진짜 흥분 아니겠는가?
벌써 그 시리즈 타이틀은 무엇으로 하며 또 가서는 무엇으로써 독자를 우롱할까 생각하니 더 즐겁다.
이를 통해 뭐 거창하게 말하자면 그간 편치 않았던 것들은 조금이라도 떨어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나라고 고민이 없겠으며 번뇌가 없겠는가?
나라를 다스려도 한 줌 아니되는 마음 다스릴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런 거창한 꿈은 꾸지 않는다. 다만 돌아올 즈음엔 마음은 지금보다는 조금은 비워졌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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