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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오를리공항발 로마 피우미치노행 비행기를 타려고 좀 일찍 나선다는 것이 물경 세 시간이나 일찍 나타나는 바람에 공항서 빈둥빈둥거린다.
내가 어울리는 그룹 중에서 유독 칠십대 어간인 뇐네가 양태 보면 모름지기 약속시간보다 빠르면 한 시간, 늦어도 삼십분 전엔 나타나선 어디냐 닥달질이다.
내가 저 형님 나이대는 아니지마는 갈수록 저에 가까워지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시골로 내려가면 더 해서 어디 놀러간다 해서 버스 대절해놓으면 물경 두세 시간 전에 악속장소인 마을회관에 나타나서는 뇐네들이 왜 안 나타나냐 괌을 질러댄다.
이를 꼰대라기도 하는 모양이고 초조 조바심이라고도 하는 모양이라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나이 먹어가며 점점 내가 그리되어 간다.
왜 그런가?
나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마는 내 경우 보통 이런 익숙하지 아니한데서의 약속은 모름지기 빨라지기 마련인데 간단히 말해 불안 때문이다.
길을 잃을까봐 두렵고 혹 다른 변수가 있어 버스가 안 오면? 기차가 안오면? 하는 각종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지 딴 이유 없다.
그런갑다 하면 그만이겠지마는 글타고 그런 말 듣는 사람이 또 그런 말을 쉽사리 용납하는 것도 아니기에 이래저래 사람 관계처럼 어려운 게 없더라.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 단언하지만 그건 부처님도 예수님도 못하는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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