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갈등 격화 속 BTS 日 스타디움 투어 첫 공연 '인산인해'
송고시간 | 2019-07-06 18:02
10~30대 일본 여성팬 주류…"BTS 노래 느끼려 한국어 공부"
우리 공장 도쿄지사에는 지사장을 포함해 특파원이 셋이다. 그중 한 친구가 유고사태인지 휴가인지 해서 둘만 근무 중이라, 그런 까닭에 방탄소년단의 일본 스타디움 공연 취재를 요청하니, 특파원을 관장하는 국제부장이 못내 곤혹스러워하면서 "사람이 없는데 우째얄지 모르겠네요"고 하면서도 "일단 도쿄랑 얘기는 해 볼께요"라고 했다. 직후 연락이 왔는데 "박세진 선배가 노구를 이끌고 오사카로 가신댑니다 ㅋㅋㅋㅋ"였다.
부산으로 몰려든 일본 아미 회원들. 연합DB
도쿄지사장 박세진 특파원이다. 나보다도 2년인가 먼저 들어온 선배다. 국제부장이나 내가 경찰 담당 사츠마와리 기자를 할 적에 에 경찰기자 대빵인 시경캡(cap, captain의 약어로 쓰는 듯하다) 다음인 바이스vice캡이었으니, 우리 둘 다 웃을 수밖에. 현장 커버할 기자가 없으니, 할 수 없이 이 선배가 노구를 이끌고 간 모양이다.
그가 간다 할 때 속으로는 그랬다. "그래, 선배도 방탄소년단이, 한류가 무엇인지 이번에 제대로 실감을 해야 해"라는 그런 생각 말이다. 그러면서도 막상 이 노땅 기자의 반응이 궁금했다. 그런 그가 진짜로 신칸센을 타고 도쿄를 떠나 주말인 오늘 오사카 공연장으로 나른 모양이다.
미국과 유럽을 평정한 월드 스타디움 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SPEAK YOURSELF) 종착지로 일본을 선택한 BTS가 그 공연 포문을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에서 연 것이다.
도쿄돔 공연 때의 BTS 팬들. 연합DB
노땅 기자 반응을 직접 물어보지는 못했으니, 그의 현지 로포 기사로 짐작할 수밖에 없다. 어차피 이번 공연은 스타디움 내부 취재는 아니하고, 공연장 주변을 스케치하는 것이었으니, 그럼에도 굳이 이 취재를 부탁한 까닭은 최근 악화할 대로 악화한 양국 관계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런 냉각이 막상 BTS 공연에서는 어떻게 나타날지 못내 궁금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어땠을까? 젊은 시절 한창 팔팔할 적에 선배는 초치기로 일가를 이루었다. 초치기...이 언론계 속어를 어찌 전달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뻥을 잘 섞어 친다는 뜻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기사를 보니 당장 그 리드가 이렇다.
가는 길을 제대로 몰라도 됐다. 공연장 인근의 지하철역에서 내려 그저 사람의 물결을 따라가니 목적지에 닿았다. 지난 5월부터 월드 스타디움 투어에 나서 세계 도처의 '아미'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방탄소년단(BTS)이 마침내 일본에 상륙했다.
여전히 살아있다. 그 첫 문장은 마치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의 그것을 패로디한 듯했다.
"긴 터널을 지나니 설국이었다."
막상 그 현장을 보고는 사뭇 흥분했음이 분명했다. 그것은 공연장으로 향하는 기다란 줄 자체가 내비게이션이었다는 암시나, 그들의 공연 돌입을 "마침내 일본에 상륙했다"로 표현한 대목이 그렇다. 비단 이 서두 말고도 곳곳에서 말로만 듣던 BTS의 위력이 이만했나 하는 경이로 점철한다.
뭐 진짜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틀림없이 그러했으리라 나는 본다. 왜인가? BTS 공연장 주변을 직접 목격한 사람들은 누구나 그랬으니, 선배라고 별 수 있겠는가?
무엇보다 오로지 BTS 때문에 한국어를 배운 일본 팬들을 발견한 사실에 놀랐음에 틀림없다. 이 역시 비단 일본에서만이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도 흔히 보는 일이다. BTS가 주도하는 한국어 학습 열풍, 그에서 비롯하는 한국어를 '돌민정음', 곧 아이돌 훈민정음이라 하니, 그 생생한 현장을 목격했음에 틀림없다.
아무튼 그가 전한 현지 소식을 보면, BTS 앞에서 아베도 무용지물이다.
그건 그렇고 직접 현장으로 보낸 보람이 썩 없지는 않은 듯 하므로, 그런대로 선배에 대한 미안함이 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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