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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안중근 눈썹 고공 낙하와 이재명 부친 묘소 흑주술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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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막 모르고 달라들었다가 낭패 보는 일이 어디 내가 있고 너가 따로 있던가? 나 또한 그럴 수밖에 없고 당장 기억에는 나지 아니하나 그런 일로 내가 머쓱해진 일 한두 번이 아니다.  

서울 남산 자락 안중근기념관에서 근자 이런 비스무리한 일이 있었댄다. 이곳 학예연구사 이주화 군 전언에 의하면, 이번 만우절이 낀 주말을 보내고 아침에 출근하니 전시관이 난리가 난 모양이라, 안 의사가 뤼순 법원에서 재판받는 상황을 재현한 공간에 세운 안 의사 밀랍 인형이 머리털, 눈썹, 수염이 뽑혔다 해서였더랜다.   

 

눈썹이 날아간 안중근 밀랍인형 by 이주화

 
자초지종 듣자니 토요일 오후에 초등생 하나가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해서 이 초등생을 범인으로 내심 지목하고는 부리나케 CCTV에 담긴 그 장면을 돌려보았더니, 그 아이는 기특하게도 이미 떨어진 머리칼을 수습해 모으려 들어간 것이었다고. 안 의사님 이마가 허전하다고. 아이 엄마랑 떨어진 머리칼을 가지런히 모아놓고 나온 거였다고.

이 사건 내막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듯하다. 하나 분명한 것은 그 아이가 애꿎은 범인으로 잠깐이나마 지목됐다는 사실이다.  

이건 어쩌면 해프닝이요, 이런 일로 정치 논쟁으로 비화한 일이 아주 최근에 있었으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른바 안동 부모 묘소 훼손 사건이 그것이라
 

이재명 부모 묘소 흙주술이라 해서 그가 공개한 사진. 어디 방향으로 읽건, 또 마지막 한 글자가 무엇이건 애초 이건 흑주술과는 거리가 한참이나 멀었고, 외려 그 반대 주술임이 분명했다.

 
 
이걸 이 대표가 알고는 지난달 12일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관련 사진과 함께 공개하면서 "일종의 흑주술로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라고 참담함을 토로하는가 하면 그에 부화뇌동해 민주당은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경찰이 전담 조직을 꾸리는 소동까지 벌였다. 

그 흑주술 증거라 해서 그가 공개한 사진을 보니, 묘소 봉분 사방에다가 묻었다는 그 돌덩이인지 도자기인지 글씨를 애초 나는 전통 한문 순서에 따라 거꾸로 읽고는 '在明生'으로 보아, 이건 그 주장과는 전연 딴판으로 그의 지지자들 소행이라는 주장을 했으니, 이후 조사가 진행되면서 그 글씨는 '生明氣'로 드러나면서 내 주장 혹은 추정은 머쓱해지고 내 가오 역시 상했거니와, 모로 가건 바라 가건, 이렇건 저렇건 그 상징은 이재명을 저주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의 기를 불어넣기 위함임은 명약관화해졌다. 

마침내 이 사건은 허무맹랑한 결말로 마감했으니, 전남 강진군에서 고려청자요를 운영하는 이모(85) 씨라는 사람이 "지난해 5월, 장흥에 사는 문중 지인으로부터 이 대표가 고전하고 있으니 우리가 도와주자. 이 대표의 부모 산소에서 기가 나오지 않으니 기를 보충해 주자는 요구" 받고는 다른 문중 지인들과 그리한 소행이라는 것이다. 

이런 일이 종교계, 특히 불교계에서 더러 있는 편인데, 아다시피 그 다른 편 특정 종단이 오죽 이단에 극단적인가? 불상과 같은 불교계 성보문화재가 훼손되는 일이 더러 있으니, 그럴 때마다 불교계에서는 대뜸 이 특정 다른 종교집단을 지목하며 그네들 소행임을 전제하는 발언을 쏟아내기도 하지만, 막상 그렇게 드러나는 일은 얼마 되지 않고 나중에 드러난 것들을 보면 상당수가 불교계 내부 소행이더라. 

이래저래 머쓱한 일이고, 또 애초 그에서 초래하는 소동이 적지 아니하기도 하니, 그런 소동을 말미암은 사람들은 그에 대한 응분하는 책임 자세가 필요하지만, 잘못했다. 내가 경솔했다 하는 사람 단 한 놈도 없더라.

미안하단 판에 박힌 말이 그렇게 하기 어려운가?

하긴 나를 돌아보면 이 꼴 천지였으니 미안하단 말을 퉁쳐서 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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