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친구 본다고 이번 여행 이태리 북부 공략에 나섰다.
봤으므로 이젠 로마로 남하한다.
귀국 출발 지점이다.
중간에 두어 곳 들리리라.
미라는 냉동실에 전시 중이지만 사자에 대한 배려 차원인지 창 구멍으로 관람케 하고, 사진 촬영도 금하나 내 보기엔 눈 가리고 아웅이다.
장사 잘 해 먹는다.
인구 십만에 불과한 이 촌구석이 풍광 좋은 것 말고 상품이라곤 외치밖에 없다.
사방 고산준령 병풍처럼 둘러친 모습은 흡사 평창이나 정선 같다.
시간이 남아 빈둥인다.
볼로냐로 가는 기차를 기다린다.
이제 이번 여행도 반환점을 돈다.
내가 없으니 우리 공장 문화부는 더 잘 돌아간다.
***
이상은 2018년 7월 11일 이태리 북부 알프스산맥 기슭 작은 도시 볼차노로 아이스맨 외치를 찾아나서 마침내 그를 조우하면서 그 장면 몇을 추려 골라 쓴 글이다.
외치는 기원전 이천년인가 사냥하러 나섰는지 암튼 해발 삼천미터 동토층 빙하 아래 잠들어 있다가 기적으로 소환됐다.
그 발견과 조사 하나하나가 드라마다.
나는 이 친구를 한번은 보고 죽어야겠다 해서 벼르고 벼르다 마침내 5년전 오늘 그 소원을 풀었다.
남하하는 길에 베로나 역시 꼭 보고 싶었다. 로미오 앤 줄리엣 무대가 되는 중세도시가 베로나다.
하지만 시간 여건상 나로선 볼로냐와 택일할 수밖에 없었으니 아쉭기는 하나 후회는 없다.
다음을 기약하면 되니깐.
또 여즉 나는 폼페이와 베수비오화산을 목도하지 못해 답답함으로 남아 있으며 또 밀라노는 나한테 패션도시라서가 아니라 적과 흑 주무대인 두오모와 스칼라극장이 있는 까닭이다.
시칠리아도 봐야는데 나이 들어가니 점점 더 조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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