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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을 보다가>
1900년대, 개화 바람을 그득 쐰 분들의 니즈를 맞춰줄 외제품이 이 땅에 슬슬 들어오기 시작한다.
곰방대 대신 종이로 도르르 담뱃잎을 감싸 만든 지권련紙捲煙이 서울 개화신사들의 손에 하나 둘 들리게 되는데, 개중 특히 인기있던 것 같은 담배가 바로 '애급지권련', 곧 이집트 담배였다.
이 사진은 경성 정동의 수입상 대창양행에서 낸 애급지권련 광고다. 카이로의 '바피아듸쓰' 상회에서 낸 진짜 이집트 담배라고 하면서 손님을 끄는데, 상자에 붙은 이집트 정부 인지를 확인하라는 걸 보니 그때도 가짜가 적잖이 나돌았던 모양이다.
어쨌거나, 이 담배 꼬나문 수염쟁이 아저씨 옆모습이 우리네 조상께서 처음 접했을 '이집트'의 이미지였던 셈인가.
누구 솜씨인지 특징을 퍽 잘 살렸다는 느낌이다.
*** 편집자주 ***
안중근 의사도 뤼순 감옥에 수감 당시 '이집트산 담배'를 지급 받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안 의사가 흡연자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반 수형자에게는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일본 교정 당국의 안 의사에 대한 호의를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안중근기념관 이주화 선생 붙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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