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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엽朴燁이란 사람이 함경도 병마절도사로 있을 때다. 이경운李卿雲이라는 사람이 과거시험을 주관하는 시관試官으로 오자 박엽이 성대한 잔치를 열며 "내일 우리가 사냥을 하는데 구경 오시지요?"라고 했다.
박엽이 이경운을 골탕 좀 먹이겠다고 해서 두 살된 망아지한테 호랑이 가죽을 씌우고 숲에 숨겨두고는 그 망아지 어미 말은 이경운이 타도록 했다.
사냥이 시작되자 호랑이 가죽을 쓴 망아지가 이경운이 탄 어미말을 향해 열라리 달려오는 것이었다. 이러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이경운이 말에서 떨어지니 박엽이 말하기를
"말에서 떨어진 사람한테는 개똥만큼 좋은 약이 없답디다."
하지만 산야라 개똥을 구할 길이 없었다.
할 수 없이 사냥개를 죽여서는 그 배를 갈라 끄집어 낸 똥을 물에 타 올리니 이경운이 눈을 감고는 한 그릇을 다 먹었다.
《어우야담》에 나온다.
(2014.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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