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화인데 보면서 어떤 장면을 형상화한 것일까 궁금해진다.
어떤 이는 사다리를 타고 양동이를 들고 올라가고, 그렇게 먼저 올라간 사람은 그 양동이에서 액체를 붓고 있으며 건물채들 위로는 딱 봐도 불길이 치솟는 장면을 본다.
한 건물 2층 창문으로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밧물에 매달아 내리는 중이고 같은 건물채 다른 창문에서는 구조를 기다리는 듯한 사람이 우는 표정이다.
길바닥에는 한 사람이 아마 불타는 건물에서 건저낸 듯한 물건들을 옮기는 듯하고, 세 사람이 각기 세 갈래로 갈라진 장대 모양 갈고리를 들어 건물채 안으로 집어 넣고 있다.
이런 장면을 길가에서 성직자 우두머리를 중심으로 도열한 사람들이 기도하거나 걱정스런 얼굴을 하고 있다.
그랬다. 화재와 그에 따른 사람들 대처 혹은 반응을 한 화면에 잡았다.
이 그림은 현 소유주가 사유물이라 해서 정확히 어디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Firefighting at Tiverton, Devon, 1612 (woodcut) 이라는 제목으로 유통함을 볼 적에 1612년 영국 데본 주 티버턴이라는 지역에서 일어난 화재와 싸우는 사람들을 묘사한 장면임을 알겠다.
그림(판화) 그린 이는 English School, (17th century) / English 이라 하니 당대에 제작됐음을 짐작한다.
저 그림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다.
Fire hooks used to tear down buildings during the fire known as "Dog fight fire" when a dog fight distracted attention. It destroyed houses of rich and poor in High Street, Bampton Street, St Peter Street and Barrington Street, but leaving the Church, Castle, schools, almshouses and a few poor hovels.
"Dog fight fire" when a dog fight distracted attention...이 구절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언뜻 와닿지 않는다.
혹 아시는 분 혜안을 빌려주기 바란다.
액면대로라면 개싸움에 사람들 정신이 팔려 있을 때 개싸움 불로 알려진 불? 이게 무슨 뜻인지 도통 나는 알 수가 없다.
Fire hooks란 화재 진압에서 사용하는 도구를 말하는 듯한데, 저 그림에 보이는 저 갈고리를 말할 것이다.
우리가 저 판화에서 주시할 것은 17세기까지만 해도 우리한테 익숙한 그런 소방대에 의한 화재 진압이 영국에서 없었다는 사실이다.
방법 없었다. 그냥 양동이로 물 갖다 붓는 수밖에.
이 장면을 우리가 주시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로부터 대략 50년 뒤 유럽사, 영국사에서 잊을 수 없는 참사, 곧 1666년 런대화재가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이 대참사는 따로 하나씩 훑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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