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같은 한 주가 간다.
문화부장 끝내고 나한테 주어진 자리는 나조차 생소한 한류기획단장이었다.
물론 이를 전담할 조직을 만들라는 밀명이 있고, 더구나 그 전 단계로 이를 위한 TF 팀장으로 있었으며, 무엇보다 나 자신도 그 필요성은 인지한 까닭에 그 조직의 역할과 구성을 정리한 간단한 보고서를 올리긴 한 상태이기는 했으니 이 인사발령이 나로선 느닷없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각오와 준비를 했다 한들 그것이 애초 계획처럼 돌아갈 리는 만무한 법이다.
모든 것이 나로선 생소요 모험이며 외길이었다. 혹자는, 아니 대다수가 한류로 무엇을 내세우기엔 늦은 것이 아니냐 하는 의혹 혹은 반신반의가 있음은 어느 정도 알고는 있고, 더구나 몇몇 언론사가 이를 표방한 전담조직 같은 걸 만들어 운영하다 흐지부지한 사례도 있음을 어느 정도는 안다.
그럼에도 결국 이 길을 가기로 했고, 그와는 다른 길을 나는 분명 뚫어야 한다는 윽박이 있다.
지옥 같은 한 주였으니 한류기획단장 발령이 지난주 금욜 오후 여섯 시에 났거니와 그 두어 시간 전에야 그것이 획정되었을을 알게 되었으니 준비는 했으되 얼마나 촉급했겠는가?
신설이며 비취재 부서라 여러 모로 난관이었다. 그런 까닭에 보장된 것은 아무 것도 없었고, 무엇보다 공장 구성원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한류기획단이 뭐하는 데냐 물어 오는데, 그것을 간략히 정리하는 단계가 오늘에서야 나로서는 비로소 이르렀으니 말이다.
우선 사무공간을 확보해야 했으니 저 우람한 수송동 사옥에 한류기획단이 입주할 공간 하나 찾기가 어려웠다. 할 수 없이 그 이틀 뒤 일요일에 회사로 나가 연합이 사용하는 공간들을 모조리 뒤지며 찾았으니 이미 쓸 만한 공간은 다른 부서가 선점한 마당에 마뜩찮은 공간은 없었다.
어찌어찌하여 월요일에 그 후보지 중 한 곳을 마침내 점지하고는 긴급 공사에 들어가고 마침내 간판까지 달았다.
더불어 이젠 더 중요한 인력수급이 현안이었으니 여러 사정 고려하여 최소 인력으로 출발하되 추후 필요에 따라 별도 인력을 보강하기로 했다.
이 사업이 어느 정도 효력을 발휘하면 꼭 내 시대가 아니더라도 후임 단장이 별도 인력 충원에 나설 것이로대 기왕 출범한 이 사업이 번창일로를 걸어 실업난 해소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부디 내 손으로 이런이런 훌륭한 인재를 모십니다 라는 채용 광고 낼 날이 있었으면 한다.
자신 없으면 시작하지도 않았다. 내가 이런 자리 간다니 다른 누구보다 마누라부터 당신이 사업을 알아 반론했거니와 그걸 증명하는 것도 순전히 나와 단원들 몫이다.
비단 우리 공장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거니와 사람은 많은데 정작 일할 사람은 없는 귀신이 곡할 노릇이 벌어졌으니 무엇보다 저와 같은 이유들로써 자원자를 구하기가 별따기보다 어려웠고 그나마 땄다 생각한 그 순간에 그것이 수포로 돌아가곤 했으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맨땅에 헤딩했다. 빌었다. 사방에다 빌고 빌어 겨우 구색을 맞추었으니 오늘 그리하여 마침내 연합뉴스 한류기획단 진용이 공개되었다. 나를 포함해 달랑 셋인 초미니 조직이다.
이 작은 조직으로 균열을 내려한다.
번거로움을 피해 한류기획단이라 약칭하나 정식 명칭이
한류콘텐츠강화기획단
임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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