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출장 마지막 날,
안동을 들렀다가 안동에서 가까운 예천박물관에도 들렀다.
예천박물관은 예천충효관에서 2015년 예천박물관으로 승격하고, 4년 간의 공사 끝에
상설전시실, 세미나실, 기획전시실, 수장고,
어린이체험실 등을 갖추고 2021년 2월 재개관했다.
박물관 개관준비 중 관내의 많은 문중 소장유물을 기증, 기탁받았는데, 박물관을 개관하기도 전에 수장고가 이미 유물로 가득찼다고 할 정도였다.
지금은 소장 유물 중 보물이 268점으로 공립박물관 중 가장 많은 보물을 소장하고 있다고 하니 자랑할만 하다.
어떻게 이 많은 유물을 문중에서 선뜻 박물관에 기증하셨을까 궁금했는데, 예천박물관 관장 이재완 학예연구사님이 그동안 지역에서 문중 어르신들과 쌓아온 두터운 신뢰 덕분이란걸 알게 됐다.
어르신들의 마음을 얻는데 5년 이상의 시간을 쏟았다고 하니, 존경스런 마음이 절로 우러나온다.
입구에 들어서면 『장자(莊⼦)』의 추수(秋水)편을 인용하여 예천을 소개하고 있다.
비오동부지(非梧桐不止)
비련실불식(非練實不食)
비예천불음(非醴泉不飮)
'봉황은 오동나무가 아니면 앉지 않고
대나무의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으며
예천(醴泉)이 아니면 마시지 않았다’
상설전시실 입구의 연표가 연도와 사건 나열이 아닌, 그 시대에 맞는 문화재를 곁들여서 보기에도 좋고 문화재에 대한 이해도 높였다.
무엇보다 전시실 내부 인테리어 색감이 마음에 들었다.
역사박물관답게 선사부터 삼국, 불교문화재, 유교문화재, 근대 독립운동, 그리고 지금 예천 사람들의 삶까지 볼 수 있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독도박물관과의 공동기획전이 전시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선물받은 박물관 기념품 텀블러 ㅎㅎ
지자체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역시 지역의 역사와 문화재가 빛날 수 있는 것은유능한 학예연구직이 있기 때문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덧붙여, 앞으로도 굵직한 개발사업이 기다리고 있는 용인시에서 앞으로의 10년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그 속에서 과연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스런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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