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고시간 | 2019-11-27 17:36
백로 왜가리 세상으로 변한 숲은 곧 죽어버린다.
이거 사실 간단한 문제 아니다. 속초시 당국으로서는 예산 집행의 불가피성이 있는 것이며, 그 서식지 소유주인 개인은 올해를 넘기면 자칫 자비로 산림을 복구해야 한다.
환경단체는 왜가리 백로가 서식하니, 아마도 당장 고사목을 베어 버려서는 안 되고, 시간차를 두고 일정 부분씩 손을 봐서 새로운 수종으로 식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듯하다.
기사 말미에 산주, 곧 산 주인 인터뷰가 실렸으니 "자비를 들이면 부담이 커 복구할 수 있겠느냐"며 "환경단체가 추후 복구 비용을 대겠다는 약속이 없는 한 올해 안에 산림복구 사업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속초시 입장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마 산 주인은 환경단체 주장에 노발대발했을 것이다. "지들이 그렇다면 돈을 대라 해라" 이런 식의 불만을 토로하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그대로 옮길 수는 없어 저런 식으로 순화해서 정리했다고 본다.
왜가리와 백로는 한반도 기준으로 보면 겨울 철새다. 현재 이 놈들이 38그루에 212개 둥지를 친 모양이다. 이 놈들의 보금자리를 지켜줘야 한다는 것이 환경단체 주장이다.
백로 왜가리 둥지 튼 나무가 살아나는 일은 없다.
하필 산불이 나서 이런 고민을 안긴단 말인가?
백로와 왜가리는 그 번식지 몇 곳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데 진천 노원리, 여주 신접리, 무안 용월리, 양양 포매리, 통영 도선리, 횡성 압곡리 등지가 이에 속한다. 저곳이 천연기념물이라면 모를까 아니라는 데서 문제는 또 발생한다.
나아가 저들 새가 환영 받은가 하면 꼭 그렇지도 아니해서 예컨대 올해 경남 김해 구산동 구지봉 일원에는 백로 천마리가량이 몰려들어 소음과 악취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일이 있었다. 동물 똥 중에 독성이 가장 강한 것이 조류 똥인데, 닭똥 떠올리면 그 독성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것이다.
천마리가 쏟아내는 똥에 그네들이 앉은 나무가 살아남는 일이 없고, 그놈들이 짖어대는 울음은 참을 수 없는 고역이다.
자연과의 조화? 때로는, 아니 아주 자주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남진이 노래한 저 푸른 초원이 실은 말똥 소똥 천지이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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