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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보는 나랑 내가 보는 나는 생각보다 아주 자주 충돌하는데 이 괴리에서 퇴로 결정이 언제나 곤혹스럽다.
물러날 시점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까닭도 이 때문에 비롯된다고 나는 본다.
예컨대 이런 일이 자주 있다.
남들 볼 땐 나는 단물만 쪽쪽 빨아먹고 해쳐먹을 건 다 해쳐먹었다.
하지만 곰곰 내가 따져보니 내가 해쳐먹은 거래야 몇 개 되지도 않고 내가 해쳐먹었다는 그 몇 개도 사익보다는 공익 차원이 많다.
그래서 결론은?
억울하다. 실상은 다르다!
딱 이거라 내가 추해지는 순간이 딱 이거라고 나는 보며 그에서 나는 얼마나 해당하는지 자신이 없다.
뭐 말로야 내가 한땐 이 업계 법이었고 무소불위했다는 말은 하나 그걸 부인할 사람도 있을 테지마는 저 말을 내가 나 스스로 얼만치 인정하느나는 별개 문제라
그러기엔 나는 겸손과는 아주 거리가 먼 사람이라 말로만 저러지 않냐 스스로 묻기도 한다는 말은 해둔다.
비우고자 한다지만 막상 비우려니 비울 것도 없으니 괜한 빈깡통 소리만 요란하지 않았나 머쓱해지기도 한다는 말도 해둔다.
그래도 딱 하나 나를 위안하고 싶은 대목은 그래도 돌이켜 보니 나에 대해 내가 그리 추한 것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이 추함은 결국 자리를 탐하며 지금 부여잡은 쥐꼬리 만한 자리도 연연하는 데서 비롯하는데 적어도 그걸로 내가 부끄러운 일은 없다고 말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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