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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우리가 아니라고 해서 안도할 순 없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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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 in the library of the Institute of Scientific Information on Social Sciences in Moscow, Russia


몇년 전이다. 러시아일 것이다. 화재가 나서 수백만 권 장서가 한순간에 날아가는 소식을 접하고는 망연자실했다.

브라질 국가박물관이 역시 화재 대참사가 빚어져 거의 모든 소장품이 잿더미로 변하고 말았다.

이럴 때마다 우리는?

을 외칠 것이 아니라, 그 사라져간 것들에 대한 조곡과 조의가 있어야 한다고 나는 본다.

외국에서 비행기가 떨어졌다. 한국인 희생자는 없다. 외국 어딘가서 기차가 탈선했다. 한국인 희생자는 없다.

그리하곤 안도할 수는 없다.

(2018. 9. 4)


***

Fir in the National Museum of Brazil


위에서 논급한 사건 중 러시아 도서관 화재란 2015년 1월 30~31일 발생한 모스크바 남서부 나히몹스키 거리에 있는 과학아카데미 산하 '사회과학학술정보연구소INION 도서관'이라, 현지시간 30일 밤 발생한 화재는 이튿날 자정 무렵 가까스로 진압되기는 했지만 피해가 막대했다.

3층 건물인 이 도서관 2층에서 시작한 불은 2천 ㎡ 면적을 태웠으며 도서관 지붕 일부가 붕괴하고 희귀사료를 포함한 200만권 이상의 장서가 훼손됐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도서 소장실은 큰 피해를 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소실된 문헌이 없는 것도 아니고, 또 진화 과정에서 뿌린 물이 소장실로 흘러들면서 상당수 도서와 자료가 망가진 것이다.

사회주의 혁명 직후인 1918년에 지은 1만2천㎡ 규모의 이 도서관은 인문 사회 분야 최대 규모 러시아 도서관으로 역사적 가치가 큰 사료 100만 건을 포함해 1천만 건에달하는 자료를 소장 중이다.

소장 도서는 1천400만 권이 넘는다고 하니 그 막대한 컬렉션은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희귀본 중에는 16세기 슬라브어 기록만 아니라 19세기~20세기 초 희귀 도서, 국제연맹·유엔· 유네스코 문서, 미국·영국·이탈리아 의회 보고서 등도 보관돼 있다.

소장 도서와 자료 가운데 디지털화한 것은 일부라,이 사건은 디지털화가 왜 시급한지를 역설로 보여주었다.


다음 브라질 박물관 화재란 2018년 9월 2일 발생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 화마 사건이다.

현지시간 일요일인 2일 오후 7시 30분, 관람 시간이 지나고 문을 닫은 상태에서 발생한 불은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번져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1818년 건립된 이 박물관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많은 역사 유물을 소장한 곳이었지만, 이 화재로 각종 유물 2천만 점과 동물 수집물 표본 650만 점, 식물 50만 종 중 90% 정도가 잿더미로 날아갔다.

소실품 중에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1만1천500년 전에 산 여성 두개골을 복원한 '루지아'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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