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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유료를 공짜로 하긴 쉬워도, 공짜 유료화는 힘들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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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식 THE GERITAGE TRIBUNE ts1406@naver.com


유인촌 "국공립 박물관·미술관 무료관람 제도 검토 필요"

송고시간 2023-11-21 16:53  
미술계 현장간담회…"소마미술관 등 관리 주체 이관도 추진"

https://www.yna.co.kr/view/AKR20231121131600005?section=culture/all&site=topnews01

유인촌 "국공립 박물관·미술관 무료관람 제도 검토 필요"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공립 박물관과 미술관 무료 관람 제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www.yna.co.kr

 
이 소식 제목만 보고서는 대뜸 아 사립박물관 미술관들이 들고 일어났구나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적어도 기사에 의하면 총대를 맨 쪽이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이라

사립박물관과 미술관 쪽에서는 아마 최광식 국립박물관장 시절이었던가? 그때 단행한 국립박물관 무료화에 전전긍긍했으니, 이유는 딴 게 없다. 

가뜩이나 사립이 버림받는 마당에, 관람료를 받아야 하는 사립으로서는 예산이사 콜렉션 규모, 제반 서비스 등에서 여러 모로 대비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립박물관 미술관 무료화는 재앙이나 마찬가지라는 불만이 누적했다.

결국 이런 볼멘소리에 문체부가 움직이는 모양새인데,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가?


따박따박 5유로씩 입장료 챙기는 로마 판테온



다른 무엇보다 무료로 한창 하다가 유료로 전환하는 일은 극심한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다. 입장료라 해 봐야 얼마나 되겠느냐마는, 그런 논리대로라면 공공요금 10원 오르는 일이 어디 남의 일인가?

간단히 말해 유료를 무료화하기는 쉬워도 반대 과정은 저항이 만만치 않아 쉽지는 않다. 더구나 그렇다 해도 애들은 애들이라고, 노인은 노인이라 해서, 장애인은 장애인이라 해서 다 빠져나갈 텐데, 결국 조세 부담층 가중이 그만큼 높아지는 역설이 빚어진다. 

젊은 게 죄는 아니니깐 말이다. 

또 하나 사립이 버림받는 이유가 그렇다면 관람료 때문인가? 하면 모름지기 그렇다고만 할 수도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같은 사립이라 해도 리움은 공짜이며, 다만 예약제를 실시하고, 호림이나 아모레퍼시픽은 적지 않은 관람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소위 말해서 쓸 만한 사립박물관 미술관이라 해 봐야 손에 꼽힐 정도이며, 나머지 사립은 여러 모로 다른 문제들을 내장한다. 

또 하나 사립박물관은 국가 지원을 받는다. 물론 쥐꾀리라고 항변하지만, 그래도 학예사 1명, 교육사 1명인가까지 국가가 인건비를 지원한다. 그런 지원에 따르는 제반 공공성 확보 문제는 여전히 사립의 숙명처럼 남아있다. 


판테온 입구



결국 권리에 따른 책임 문제도 대두하는데, 이 사립 문제는 간단히 말해 복잡한 사정을 안고 있다.

주변 여러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박물관 미술관을 유료화해야 한다 해서 그에 쉽게 부화뇌동할 일은 아니라는 뜻이다. 

지금 유인촌 장관 주변에 저런 사람이 많이 포진하는지 모르지만, 무료라는 혜택을 누리는 압도적 다수가 그 뒤켠에 위치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사정을 외국을 보면, 영국은 국공립이 원천 무료인 반면, 나머지는 거개 유료라고 안다. 내가 지금 한창 쏘다니는 이태리 로마만 해도 유료 아닌 데가 없다. 

근간이 종교시설인 판테온도 돈을 챙기더라. 

그렇다 해서 이렇게 챙기는 막대한 관광수입이 도대체 어디로 가는가? 나는 모르겠다. 왜 로마는 그래도 거지인가? 물었거니와, 희한한 세상이다.

사립박물관미술관은 국립박물관 미술관 무료화 때문에 망했다 혹은 고사 직전이라 주장하지만, 또 그것이 일정 부문 타격을 가한 것만은 사실이지만 그렇다 해서 그것만으로 죽어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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