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에서 문과를 선택한 내 세대는 그 인문지리인지 하는 교과목에서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강한 비바람을 동반하는 열대성 저기압이 다르다고 하면서
우리가 해당하는 동아시아 쪽에서는 태풍 Typhoon이라 하지만, 미국을 주된 타겟으로 삼는 카리브해에서는 허리케인 Hurricane이라 하며, 인도양이나 남태평양 쪽에서는 사이클론 cyclone이라 한다는 말을 되뇌였거니와,
그러면서 지역에 따른 각종 폭풍 이름도 있어 내 기억에 남는 것으로 블리자드 blizzard 라는 요물도 있었다고 기억한다.
그때 조금 희한했던 게 대서양 쪽에서 유럽으로 부는 태풍은 없지 라는 의구심이었으니, 그렇다고 내가 그쪽에서 기상 습성을 체득할 만한 실경험은 없이 고작 잠깐씩 후다닥 번갯불 콩볶아 먹듯이 하는 경험밖에 없으니 저런 의구심은 한때의 의심으로 쳐박아 둘 뿐이었다.
그러다가 근자 이런저런 인연으로 각종 세계 기상 기구 혹은 단체 같은 데서 제공하는 관련 정보를 휙휙 훑다가 태풍급이라 하기에는 그렇지만, 영국 근처 북대서양 서부 쪽 해상에서도 간혹 태풍에 비견할 만한 흔적들을 감지하곤 하는가 하면,
덧붙여 몇년 전 가을로 접어들 무렵 아일랜드를 일주할 적에는 북해 혹은 대서양 연안을 몰아치는 그 강한 비바람을 거대한 암벽 해안에서 마주하고선 아 이짝에서도 잘못 걸리면 흔적도 없이 저 광활한 바다로 이 한몸뚱이 사라지는 일은 시간문제겠다고 절감하기도 했더랬다.
계절로는 겨울에서 봄 문턱으로 가는 요즘 유럽이 Storm으로 공포에 질리는 모양이라, 우리가 여름이나 가을에 고유명사를 첨부한 태풍에 시달리듯이 저들 역시 저런 Storm에다가 고유명사를 붙여 구별하는 모양이라,
그제인가는 Eunice 라는 이름을 부여한 스톰이 영국 등지에 몰아쳐 각종 피해가 생겨났다더니, 지금은 Franklin 이라는 스톰이 들이닥친다는 소식이 속속 날아든다.
지난 한 주간 벌써 세번째 Storm이라는데 이번 프랭클린이라는 놈도 그 위력이 만만치 아니해서 영국만 해도 시속 80마일 강풍을 동반한단다.
저런 스톰이 구체로 어떠한지 내가 실감은 못하겠거니와, 강한 바람 말고 많은 비를 동반하지는 않는 듯하지만 이것도 내가 겪지 않으니 모르겠다.
국민세금으로 오스트리아 빈 쪽에 나가 있는 어느 지인은 저 스톰 때문에 요새 죽겠다고 칭얼칭얼대서 내가 답하기를 "그러니 누가 가라 했나?" 핀잔 주고 말았다.
https://www.ventusky.com/?p=43.1;5.1;3&l=feel&t=20220220/2100
실시간 세계 기상 정보를 제공하는 이걸 보면 현재 영국 쪽으로는 강한 바람이 불어제낀다. 서울 기온 영하 8도인 지금 런던은 0도라, 참 알다가도 모를 조물주의 조화인지 런던이 위도가 대체 얼마나 서울보다 높은데 저짝 기온은 저거밖에 안 된단 말인가?
왜 단군할배는 이 땅을 한민족 땅으로 점지하셨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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