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될 줄 몰랐을까? 설마했지 싶다. 우에노공원에 사쿠라 상춘객 버글거릴 적만 해도, 이럴 줄 몰랐으리라. 그리스에서 올림픽성화 봉송해 올 적에도 이런 날을 올 줄은 몰랐으리라.
인구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7곳만 긴급사태를 선언할 때도 이게 아닌데 했더랬는데, 역시나였다. 코로나19가 어디라고 봐주고 어디라고 건너뛰고 어디라고 박살내겠다 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결국 폭증하는 확진자에 아베 정부는 두 손 두 발 들고 말아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 전체를 긴급사태로 몰아넣었다.
저 기사에 보면 "도시에서 이동해 온 사람들을 매개로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는 언급이 있거니와, 이 이동이 우연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피난 차원인지는 검토해 봐야 한다. 후자에 의한 가능성도 얼마든지 존재하며, 실제 세계 곳곳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 데카메론이 묘사하는 그 풍광 말이다. 그것이 21세기에 재현하는 셈이다.
이미 일본 누적 확진자는 전날보다 498명이 늘어 16일 오후 기준 9천932명이라는데, 글쎄 나는 언제나 말하듯이 이 숫자 실상을 제대로 반영치 못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의료진과 의료시설이 한꺼번이 늘어난 이런 규모를 감당할 수 있느냐는 것.
없다. 지구상에 그런 나라는 없다. 언제 올지도 모를 이런 비극을 항상 준비하며, 전국토를 병상으로 만들고 전 국민을 의사 간호사로 만드는 그런 정신 빠진 나라는 없다.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 일본이라서 낫겠다? 그럼 유럽이라서, 미국이라서 저 모양이란 말인가?
결국 이번 보건사태는 일정한 패턴화가 가능하거니와, 그 참상을 먼저 겪은 그 모습이 뒤늦게 따라가는 모습인 일본에서도 그대로 반복한다. 결국 병원과 요양시설이 문제인 것이다.
아...그새 나간 기사를 보니 이미 1만을 돌파했단다.
도쿄는 우한, 대구, 밀라노, 뉴욕이 간 길을 빠르게 따라잡는다. 한국은 또 졌다. 일본이 모든 규모에서 우리를 앞지리는 건 시간문제다.
이런 사태에 일본 사회가 어떻게 대처하는지는 눈여겨볼 문제다. 특히 민간 차원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일본이 뭔가 다를 것이다? 이런 환상을 지닌 이가 의외로 많다. 본능 앞에 체면은 있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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