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동촌리고분군 사적지정 예고, 닥치고 땅사라

동촌리 고분 분포도

전북 최대 가야 무덤떼 '장수 동촌리 고분군' 사적 된다

송고시간 | 2019-07-22 09:30

마봉산 주변에 80여기 조성…발굴조사서 편자·재갈 나와

동촌리 고분군 조감도

이번 사적 지정 예고가 문재인 대통령에 의한 가야사 연구복원 지시에 따른 후속조치라는 느낌이 강해서 좀 그렇기는 하지만, 그간 홀대받은 전북 동부지역 가야계 유산에 대한 배려라는 측면에서 자못 의의가 있다고 나는 본다. 

동촌리 고분군 외양

남원과 장수 지역에 밀집하는 고분과 봉수대, 그리고 제철 유적을 필두로 하는 삼국시대 유적이 모두 가야, 특히 대가야 계통이라 확언하기는 힘들지만, 그것을 남긴 주인공이 어떤 정치체건, 마뜩히 사적 지정 등을 통해 보호받았어야 하는 유산이 제대로 보호관리되지 못한 것만은 분명하다. 

동촌리 7~10호분 발굴전경

그런 홀시에서 언론 역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나 역시 그래서, 현지 사정에 상대적으로 더 어두운 데다 다른 지역에 더 정신이 팔려 미쳐 이 지역을 주목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가야사를 연구복원하라고 지시하고, 그에 따라 이 사업이 문재인정부 국정핵심 100대 과제 중 하나로까지 들어가자, 얼빠진 학계 일부에서는 정치에 의한 학문 개입을 부당하다며 반발하기도 했지만(그마저도 더 많은 돈을 타내기 위한 제스처에 지나지 않았음이 곧이어 드러났다. 그렇게 정치 불개입을 말한 놈이 이내 그 사업에 참여하는 당당한 모습을 보였는가 하면, 그렇게 싫다는 정부 주도 다른 프로젝트에 역사학도가 떼거리로 참여했다.), 나는 그때 이 사업 핵심은 닥치고 땅사라로 규정했다. 

무슨 연구논문입네 하면서, 이건 가야유적입네 백제유적입네 신라유적입네 그런 연구논문 수백편 아무리 써봐야 해당 유산 보호하지 못하니, 그런 헛소리들 집어치고, 닥치고 땅 사서 훼멸일로에 있는 이 지역 문화유산 보호하는 일이 급선무라 했다.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에 이어 장수 동촌리 고분군이 사적이 된다. 전자는 이미 사적이 되었고, 후자는 사적 예고가 되었으니, 이변이 없는 한 조만간 사적이 된다. 

19호분 출토 편자

이것이 정치의 힘이다. 문통에 의한 가야사 연구복원 지시가 없었던들, 이런 일이 가능이나 했겠는가? 가능했다손 치더라도 아주 먼훗날 얘기였을 것이다. 

이 사업을 가당찮은 이유로 반대한 그 기개야 내가 그런 대로 인정하고 싶지만, 그렇게 길길이 반대한 역사학계 너희는 죽었다 깨어나도 하지 못할 일을 대통령 지시라는 명령 하나로 단 한순간에 해치웠다. 너희가 제아무리 논문 써봐야 뭐하노? 그 논문이 해당 유적 보호에 무슨 쓸모가 있단 말인가? 

30호분 출토 철기류

유적 하나 보호 못하고, 유적 하나 사적 지정 못하는 논문 아무데도 쓰잘데기 없다고 나는 본다. 적어도 문화재 보존관리 측면에서는 그렇다고 나는 본다. 

덧붙이건대 나는 사적 지정한답시고, 해당 유적 파제끼는 행위 역시 이제는 그만해야 한다고 본다. 그네들 말로는 유적 성격 확인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하지만, 그 논리대로라면 모든 고분 다 파제껴야 한다. 이미 제법 파제낀데다, 그런 발굴조사 아니라 해도 이미 도굴 등을 통해 해당 유적들 성격은 그것을 보존해야 하는 이유는 이미 충분히 제공한 상태다. 

고고학도나 문화재행정가가 매양 하는 수순이 이래서 유적 성격을 알아야 한다는 이유로 전국 유적을 다 파제끼는 작태가 벌어진다. 그것이 절터로 넘어가면, 사역寺域을 확인해야 한다는 이유로 그 절터 외곽 담장을 확인한다며 곳곳을 들쑤셔 놓아 마치 두더지 굴 형태를 만들어놓기 일쑤다. 

유적 성격, 사역 범위 확인한다고 유적 들쑤시는 짓은 그만해야 한다. 

1호 석곽 출토 말재갈

다시 말한다. 

닥치고 땅 사고, 닥치고 문화재 지정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