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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송은의 뮤지엄톡톡

재첩국 사이소~~

by 여송은 2021.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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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이면 늘
재첩국 파는 아주머니가 동네를 돌아다니셨다.

그시절 ‘아침식사 됩니다.’ 도 아니고,
돌아다니면서 재첩국을 파는 아주머니라니...
요즘 사람들은 상상이나 갈까.

여하튼 내 어린 시절 기억에는
재첩국 파는 아주머니가 있었다.

똬리에 제첩국이 담긴 독을 이고 돌아다니셨다. 기억에 재첩국이 담긴 독은 새우독 보다는 높이가 낮고 조금 뚱뚱했지만 물동이 보다는 날씬했다.


약간은 오목한 독을 머리에 이고
“재첩국 사이소~~~ 재첩국 사이소~~~”
하며 돌아다니셨다.

이른 아침,
정확히 말하자면 아이들은 아직 한창 잘 시간,
어머니는 멀리 아주머니 소리가 들리면(어느 때는 미리 나가 계시기도 했다.) 대문으로 나가 재첩국 한 바가지를 사오셨다.

독 안에는 재첩 반, 국물 반 으로 자박자박한 상태이다. 필요한 만큼 사, 각자 집에서 물을 더 넣고 간하여 다시 끓여 먹었다.
똬리 : 무거운 독을 이던 재첩국 아주머니 머리 위에는 늘 똬리가 있었다. 똬리는 딱딱한 물건을 머리에 이고 다닐 때, 완충역할을 해주었다. 길게 나온 끈은 똬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입에 무는 끈이다.


어머니는 사온 재첩국에 물을 더 붓고 소금 간하여 한 소끔 다시 끓이셨다.
그리곤 뽀얀 국물이 우러난 재첩국 위에
초록색 정구지를 송송송 썰어 상에 내 놓으셨다.

칼칼한 걸 좋아하시는 아버지상에는
재첩국 옆에 청양고추 다진 종지가 같이 있었다.

아버지가 국을 한 술 뜨시며 낮게 “어~~시원하다.”
라고 하시면, 나도 따라서 방정맞은 톤으로 “아~~시원하다!” 라고 하곤 했다.


가끔 아침 출장으로 일찍 나갈 준비를 하다보면,
그 시절 어머니가 아침에 해주시던 뽀얀 재첩국 한 그릇이 생각난다.


재첩국 / 사진출처 : 한국학중앙연구원
재첩국 / 사진출처 : 네이버



**글쓴이는 1989년생입니다.
제 추억은 아니고, 지인분의 이야기를 듣고 각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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