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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계절의 노래(43)
수양곡(壽陽曲)
[원(元)] 마치원(馬致遠) / 김영문 選譯評
원나라 때 유행한 새로운 민요 산곡(散曲)이다. 그 중 가장 짧은 형식을 소령(小令)이라고 한다. 시로 치면 절구(絶句)에 해당한다. 처절하게 슬픈 마음은 어떻게 묘사할 방법이 없다. 등불조차 꺼버리고 어둠 속으로 침잠할 뿐. 월(月), 철(鐵), 절(切), 멸(滅)로 이어지는 입성(入聲) 운자(韻字)가 처절한 슬픔을 더욱 강화한다. (2018.05.25.)
구름은 달 가리고
바람은 풍경 희롱하니
두 가지 모두
마음을 처절하게 하네
은촛대 심지 자르고
이 심사 써내려다
장탄식 내뱉으며
등불 불어 꺼버리네
雲籠月, 風弄鐵, 兩股兒助人凄切. 剔銀鐙, 欲將心事寫, 長吁氣, 一聲吹滅.
원나라 때 유행한 새로운 민요 산곡(散曲)이다. 그 중 가장 짧은 형식을 소령(小令)이라고 한다. 시로 치면 절구(絶句)에 해당한다. 처절하게 슬픈 마음은 어떻게 묘사할 방법이 없다. 등불조차 꺼버리고 어둠 속으로 침잠할 뿐. 월(月), 철(鐵), 절(切), 멸(滅)로 이어지는 입성(入聲) 운자(韻字)가 처절한 슬픔을 더욱 강화한다. (2018.05.25.)
중국 시는 매너리즘에 빠질 때마다 민간에서 새로운 내용과 형식을 보충했다. 『시경』 시가 쇠퇴하자 초나라 민요를 바탕으로 초사가 발전했으며, 한나라 때는 또 당시 민요인 악부시가 유행했고, 이 무렵 악부시, 초사, 한부(漢賦) 리듬을 바탕으로 오언시와 칠언시가 탄생했다. 오언시와 칠언시가 절정을 이룬 당나라 중기 이후에는 그 시절 민요인 사(詞)가 문인의 영역으로 들어와 송나라 때 극성했다. 사(詞)가 생기를 잃은 원(元)나라 때는 역시 민요 산곡(散曲)이 새로운 시 형식으로 각광 받았으며, 명나라 산가(山歌)는 산곡을 뒤 이은 민요였다.
이 시는 원나라 때 유행한 새로운 민요 산곡(散曲) 중에서 가장 짧은 형식인 소령(小令)이다. 시로 치면 절구(絶句)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민요도 마찬가지지만 중국 민요도 『시경』 「국풍(國風)」, 악부시, 사(詞), 산곡(散曲) 할 것 없이 삶의 정서를 진솔하게 표현한 작품이 많다. 그정서는 남녀, 가족, 사회 등의 관계에서 촉발된 희로애락과 관련되어 있다. 특히 남녀 간의 사랑, 환희, 이별, 미움은 모든 민요의 공통 요소다. 현대 민요라 할 수 있는 대중가요도 그런 맥을 잇고 있다.
이 시에 묘사된 슬픔과 탄식도 마찬 가지다. 너무 아픈 마음은 어떻게 묘사할 방법이 없다. 등불조차 꺼버리고 어둠 속으로 침잠할 뿐. 운자로 쓰인 월(月), 철(鐵), 절(切), 멸(滅)은 입성이다. 우리 한자 발음으로 받침이 ‘ㄹ’, ‘ㄱ’, ‘ㅂ’인 글자는 입성에 속한다. 모두 촉급하게 소리가 닫히는 운모(韻母)다. 그 중에서도 ‘ㄹ’ 받침은 본래 중국 고대음에서 ‘t’ 받침이었다. 유종원의 「강설(江雪)」 시의 운자 절(絶), 멸(滅), 설(雪)처럼 이런 입성(入聲) 운자(韻字)는 격리와 단절의 뉘앙스를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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