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ngko tree exerting autumn beauty
은행나무 중에서 근자에 알려지기로 단풍과 그 수형授形이 빼어나기로는 원주 반계리의 그것을 꼽지만, 실상 그에 견줄 만한 은행단풍 명소는 적지 아니해서, 인천광역시 남동구 장수동 63-2에 소재하는 이 친구도 그에 못지 아니하다.
그렇다고 내가 노구 이끌고 바쁜 업무 마다하고 그 먼길을 다녀오기는 힘들고 해서 마침 인천을 무대로 암약하는 지인을 보내 촬영을 맡기고는
provided by K-Odyssey subscriber Lee Hwa-jung
라는 제공자와 촬영자, 그리고 저작권자를 표기하는 걸로 마감했으니,
실은 저 친구가 지금은 공연업계에서 맹활약하는 중이지만, 본래는 사진쟁이라, 중앙대 사진학과 출신에 연합뉴스에 입사해 사진기자로 활동했으니,
그 실력 녹슬지 아니했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으면서도 그렇다고 이렇다 할 대안이 없어 보냈으니
찍어온 사진 중 몇 점을 골라 발행했다.
아래는 내 선택에서 탈락한 나머지 사진들이라,
발행된 것들과 아울러 감상하면 좋겠다 싶다.
바야흐로 은행 단풍이 절정이다. 일기예보 보니, 다음주면 기온이 뚝 떨어지고 비까지 온다는 예보가 있으니, 은행단풍은 실은 비바람에 쥐약이다.
비 맞은 이파리 오죽이나 무거운가? 건딜면 툭하면 터지는 건 봉숭아가 아니라 은행나무 단풍 이파리다.
안 떨어지겠다 버둥길 까닭도 없고, 떨어져야 편한 법이니, 바람 불기 무섭게, 비 오기 무섭에 일거에 떨어지고 말아 앙상한 가지만 남는 것이 은행단풍 최대 강점이자 최대 약점이다.
그건 그렇고 여러 모로 수형이나 갈라진 둥치에서 반계리 그것을 방불하는 저 친구는 어이한 내력이 있어 저짝에 자리를 잡았는지 모르겠지만, 혹 그 인근에 옛날에는 관아나 향교 서원이 있던 곳이 아닌가 짐작만 할 뿐이다.
내일 나는 성균관 은행단풍을 맞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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