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제국흥망사라는 에드워드 기본의 유명한 책이 있다.
이 책은 필자가 알기로
식민지였던 아메리카 13주가 독립하면서
위기를 느낀 영국에서
자기 문명에 대한 통렬한 반성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
어떤 나라든 잘나갈 때는 아무 문제가 없다.
하다 못해 폭군이 나와 깽판을 쳐도 번영한다.
문제는 쇠퇴할 때다.
문명은 쇠퇴하게 되어 있지만, 그 원인은 다양하고
그 구성원의 대응도 다양하다.
이 쇠퇴의 학문을 연구하는 것이야말로
역사학의 사명 중 하나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우리 한국에는 역사적으로 규명해야 할 무거운 주제가 있다.
바로 "로마제국 흥망사"보다 어쩌면 더 복잡한 산수 문제인
"조선왕국 흥망사"다.
조선은 왜 망했는가,
우리는 아직 그 이유를 잘 모른다.
일부에서는 제국주의 국가, 일본 때문에 망했다고 한다.
놔두면 근대화로 갔을 것을
외부에서 방해해서 망했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조선이라는 나라는 싹수가 노래서
놔둬봐야 그대로 수백 년을 그렇게 더 지냈을 것이라 한다.
이 어느 쪽도 사실에 가까운 것은 아니다.
잉카는 왜 망했는가,
이스터섬은 왜 망했는가,
어떤 문명은 왜 망해서 사라졌는가에 대한 논의는 여기서도 종종 보이지만
정작 조선이 왜 망했는가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싹수가 노래서 연구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잘 나가던 나라가 일본 때문에 망했다고 생각해서 연구가 없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조선이 왜 망했는지,
필자가 보기엔 한국사학계는 아직 그 어떤 답을 우리에게 준 적이 없다.
조선이 왜 망했는지 모른다는 것은
21세기 한국이 왜 번영하는지도 모른다는 소리와 같다.
왜 망했는지 왜 흥했는지도 모르는 나라는
언제든지 다시 망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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