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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방위별 네 대문 이름은 동쪽 건춘문建春門 남쪽 광화문光化門 서쪽 영추문迎秋門 북쪽 神무문神武門이다.
기억에만 의존하는 까닭에 자신은 없으나 이걸 정도전이 정한 게 아닌가 한다. 철저히 음양오행에 기반한 명칭인데 이거 살피면 일정한 기준도 없는 뒤죽박죽 명명법이다.
동쪽을 건춘문 서쪽을 영추문이라 했으면 남쪽은 예컨대 건하문建夏門이라든가 북쪽은 영동문迎冬門처럼 해야 하거니와, 이는 建春, 迎秋가 (타)동사+목적어 구조인 까닭에 나머지 남문과 북문도 그에 따른다면 그에 맞추어야 한다. 물론 억지로 光化를 교화를 빛으로 삼는다거나 빛낸다느니 풀 수도 있고, 神武를 武를 神처럼 여긴다는 구조로 풀 수도 있겠지만, 광화나 신무는 그 자체로 명사(구)로 보는 편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북쪽을 신무문이라 했으면 동쪽은 예컨대 청룡문靑龍門 남쪽은 주작문朱雀門 서쪽은 백호문白虎門과 같은 식으로 해야 한다.
요컨대 기준의 일관성이란 측면에서 경복궁 사대문은 그 어느 것도 충족지 아니하고 제멋대로다. 동쪽 서쪽만 춘추春秋로 대구했을 뿐이요 제멋대로 명명이다.
이걸 변화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애초 무식해서 저리 정했다고 보거나 혹은 다른 곡절이 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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