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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죽리관竹裏館, 마힐 왕유의 천년 사기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2.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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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坐幽篁裏 독좌유황리
彈琴復長嘯 탄금부장소
深林人不知 심림인부지
明月來相照 명월래상조

홀로 그윽한 대숲에 앉아선
거문고 타며 길게 읊조리네
숲은 깊고 아는 사람도 없어
밝은 달빛 내려와 날 비추네

중당 기라성 방불한 시 poem 전성시대 우뚝함을 자랑한 마힐摩詰 왕유王維(699-759)가 쏟아낸 시편 중에서도 죽리관竹裏館이란 제목을 관칭한다.

거문고·대숲·고아高雅·명월을 한 줄로 꿴 명편이라는 소문이 자자해져 저에서 비롯해 대숲에서 천명을 논하니마니,기생 불러다 술판 벌이며 흥취를 맛보니마니 하는 남상을 이루게 되는데...

저게 진짠 줄 알고 여름날 밤 거문고 들고 대숲 들어가선 막걸리 한 사발 걸치려다 낭패 개피 당한 사람 천지라

마힐 자신이 저런 적도 없고
저리할 수도 없었다.

개사기다.
대숲에 들어가 봐라
한낮에도 모기밥이다.
엇다대고 개사긴가?

마힐은 저런 적도 없고 저리할 수도 없었다.

방구석에서 모기장 쳐놓고선 누룩 발효해 갓 뽑은 막걸리 한 사발 꿩 똥집 안주 씹어가며 애첩한테 술 따르게 하고서는 한 판 벌이려는데 마침 앞마당 저 건너편에 보름달 휘영청 비친 대숲을 비추는지라 그에 동해 한 마디 읊조린데 지나지 않는다.

지식인의 개사기에 천년을 놀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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