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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청동기 문명의 포지션

by 초야잠필 2024.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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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고조선이라는 나라를 청동기문명에 둔다. 

청동기시대의 문명. 

쉽지 않은 이야기다. 

필자가 아는 한 청동기시대에 기반한 문명은 

거의가 단일 민족, 단일 국가의 민족사적 흐름에서만 놀고 있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청동기시대와 철기시대는 무엇 때문인지 문화적 수준의 단절성이 간취되는데 

당장 진한 제국과 전국시대 이전만 해도 그렇다. 

한국사에서는 이에 해당하는 질적 수준의 제고가 삼국시대 이전과 이후로 차이를 두고 이루어졌다고 보는데 

고조선을 단순히 민족사라고만 보고 그 안에서 이것저것 분석하려 하니 청동기시대 문명으로서의 특수성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본다. 

고조선을 좀 더 편하게 놔줘야 그 문화적 특징이 두드러져 보이지 않을까. 

이를 한국사에 묶어 두고 한민족 최초의 국가의 틀안에서만 보려 하니 역사가 자꾸 빈약해진다. 

필자 자신도 문외한이라 뭐 뚜렷이 잡히는 것은 없는데, 

이것을 국가냐 아니냐, 한국사냐 아니냐 영토가 어디까지냐 하는 
지금까지의 논의의 수준을 넘기 위해서는 

이 시대를 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져야 하는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필자가 보기엔 고조선이라는 역사의 흐름과 가장 비슷한 것이 
아마도 유럽사에서 로마 이전의 갈리아사가 비슷하지 않은가 싶은데, 
(물론 이 시대의 갈리아는 이미 철기시대이지만 역사적 변천과정이 비슷하다는 이야기다)

고조선도 문명의 배태에서 초기국가의 성립, 군현의 성립과 변천까지 모두 함께 시야에 넣고 서술하여 이를 삼국시대와 연결시키는 작업이 필요할 거라 본다. 

이건 고조선을 한국사의 시조 정도로 보는 시각 가지고는 
힘들 거라 본다. 

당연히 낙랑땅이 어디에 있었냐 고조선의 주민이 중국인인가 한국인인가 

대동강의 낙랑은 낙랑국인가 낙랑군인가

이런 류의 논쟁만 거듭되는 이유 중 하나도 

이 문명 자체를 한국사의 틀 안에 놓고 

고대왕국의 흐름 속에서 이해하려 하기 때문인데, 

청동기문명이라면 청동기문명답게, 

제대로 된 포지션을 잡아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아직 필자의 생각도 여문 단계가 아니라서 이 정도만 써둔다. 

(c) 신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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