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탈고한 책에 대한 생각

최근에 탈고한 영문 단행본에 대한 생각을 좀 써 본다. 

이 책은 아직 출판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다음달쯤 대학 출판문화원에 제출할 생각인데 

계약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다. 

만약 대학 출판사에서 안 된다면 

해외 출판을 바로 시도할 생각이다. 

이미 여러 번 출판 경험이 있어 크게 어렵지 않으리라 보는데 

일단은 모교 출판문화원에 먼저 타진을 해보는 것이 이 대학에서 녹을 먹은 자로서의 자세가 아닐까 한다. 

각설하고, 

이 책은 필자가 몸담은 대학연구소에서 20년간 

연구소 다른 교수님들과 함께 "법의인류학"이라는 분야 작업을 해온 결과물이다. 

처음 이 작업을 시작할 때에는 국내에는 정말 관련된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어언 20년이 흘러 이제는 책 한 권 묶어 낼 정도는 되고 보니 
나름 감개 무량하다

책에는 총 14개 챕터가 있는데 

11개 챕터 집필에 관여 했으니 노력이 많이 들어간 책이다. 

책 내용을 냉정히 돌아보면 

지금까지 해외에서 이루어진 사례만으로 공부하던 우리가 

이제 한국에서의 사례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기를 해 나갈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결국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냉정히 이제야 겨우 두 발로 걷게 되었다, 라는 이야기를 하게 된 데 불과한다고 질타할 수도 있겠지만 

20년 정도 성상을 두고 아무것도 없던 상황에서 여기까지 여러 학자가 함께 고생하며 여기까지 온 터라 

필자 역할은 딱 여기까지라는 생각을 한다. 

여기서 정말 더 비상하여 한국에서 뭔가 대단한 것이 나올지, 

아니면 그냥 그런 승천하지 못한 지렁이로 남게 될지는 

필자 몫이 아니다. 

長江後浪의 몫이다. 

필자는 할 만큼은 했다고 생각하고, 

이 책 출판과 함께 법의인류학에서도 마침내 손을 씻는다. 

속이 후련하다. 

집필은 끝났고, 출판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