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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 료타로의 만년 베스트 셀러 "료마가 간다"라는 소설 보면
주인공 사카모토 료마가 자신을 따라 다니던 무쓰 무네미쓰에게
"지금 지사라고 하며 막부를 타도하자는 사무라이들, 칼을 떼고 나면 먹고 살 수 있는 사람 누구 누구일까?"
라고 묻자, 무쓰 무네미츠 답을 못하니,
"너하고 나밖에 없다"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카모토 료마는 원래 상인 집안으로, 선대에 사무라이 자리를 사서 무사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장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세상이 바뀌면 이제 돈을 벌어 먹고 사는 세상이 열릴 텐데 지금 무사라고 뻐기는 놈들 하나도 못 버틸 것이라는 뜻으로 대단한 혜안이 아닐 수 없다.
구한말도 마찬가지인데
거기 양반 대대로 누려오던 집 자손들,
갓 떼고 장죽 떼면 벌어먹고 살 수 있는 자가 누가 있었을까.
할 줄 아는 건 어줍잖은 글 좀 짓고
평민들 등쳐먹는 게 유일한 장기라.
메이지 유신 후 대부분 고급사무라이 집안은 못 버티고 망했다는 건데,
한국도 아마 제대로 근대화 혁명이 있었다면 양반 집 바뀐 세상에서 제대로 벌어먹고 살 재주 있는 사람
많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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