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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관급 도자기를 생산하던 분원공소分院貢所 공인貢人 지규식池圭植은 고종 28년, 1891년 이래 조선이 패망한 이듬해인 1911년까지 약 20년 7개월 동안 하재일기荷齋日記를 상당히 덤덤하게 써내려갔지만
여기 언뜻 언뜻 비치는 구한말의 양반들 행태를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새롭게 바뀌는 세상에서 돈 벌어 먹고 살 능력은 안 되고
그렇다고 그 좋은 양반 자리 내려 놓기는 더욱 싫고
바뀐 세태에 아랫것들이 기어 오르는 일은 더욱 꼴 보기 싫으니
하는 일이라고는 돌아다니며 힘 없는 사람들 협박하며 삥뜯기라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
명명덕 신민 지어지선?
웃기는 소리였다.

조선이라는 나라도 그렇지만
그것을 지탱한 양반이라는 족속도
그 당시 망할 때가 되어 망한 거지 남 탓할 거 없다.
[편집자 주]
망할 때가 되어 망했고, 망할 만하니 망했으며, 망했어야 하니 망했을 뿐이다.
그 망국으로 몰고간 주체가 일본이라서?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그만이었고, 그 쥐 잡는 일을 우연히 일본이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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