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석불 파괴한 탈레반…유네스코, 문화유산 보호촉구
현혜란 / 2021-08-20 01:37:10
주둔 미군 철수와 더불어 속전속결로 탈레반 수중에 아프가니스탄이 들어가자, 문화재 업계에 몸담고는 벌이를 삼는 나 역시 가장 먼저 떠오른 장면이 탈레반에 의한 바미안석불 파괴였으니,
이른바 무슬림 원리주의를 자처하는 저들이 하필 저 소중한 인류문화자산을 그리도 참혹하게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하는 장면을 목도하고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으니,
이후 그 엇비슷한 문화재 반달리즘 vandalism에 의한 폭거를 다른 현장에서도 몇 번 더 볼 적마다 섬뜩섬뜩함을 지울 길이 없거니와
그러면서 아프간 거의 전체를 손아귀에 장악한 저들이 저와 비슷한 맥락에서 무슨 짓을 할지 몰라 지켜보는 중이다.
이번 사태를 초래한 이로 조 바이든 미국 정부를 지목하기는 하지만, 그가 직접 말했듯이 그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가며 미군이 희생되는 마당에 밑바진 독에다가 언제까지 물을 부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그 빠진 바닥은 아프간인 본인들이 땜질을 해야 했지만, 기어이 실패하고는 저들 수중으로 넘어가고 말았으니
그러면서 바이든이야 철수 명분을 쌓기 위함이었겠지만, 탈레반은 탈레반이다.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저들이라 해서 언제까지 저 파괴적인 모습만 보일 수는 없는 노릇이어니와, 적절한 시점에 이전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재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저들이라고 두려움이 없겠는가? 진짜 두려움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나는 보고 싶다.
저들이 지금까지는 미국이라는 명확한 적을 상대하며, 그 내부에 잠재할 무수한 이해관계를 하나로 짓눌러 오직 미국 타도를 외쳤겠지만, 저들은 위대한 승리를 구가했다.
베트남전쟁이야 내 세대 얘기가 아니어니와, 베트남이 어떻게 해서 미국이라는 20세기 최대 강국을 몰아냈는지 실감이 여간 어렵지 않았지만, 그러한 의문이 이번 탈레반 정권에 의한 아프간 접수를 보면서 아 바로 저것이 아니겠는가 하고 그 시말을 나는 조금은 풀었으니,
더불어 나는 베트남전과 이번 아프간전이야말로 천500년 전 신라가 당나라를 한반도에서 몰아낸 힘을 보였다고 말한다.
아주 간단히 희화하면 악으로 깡으로! 이 정신이어니와, 다름 아닌 그 복판을 살다간 김유신이 말하지 않았는가?
개도 주인이 제 꼬리를 밟으면 물어버리는 법이라고.
탈레반 집권에 즈음해 자칭 문화재 보호를 자처하는 국제기구인 유네스코가 오지랖주의가 발동해 그 사무총장이라는 여사님이 저리 나섰으니,
이 시점 저 성명이 왜 나왔겠느냐를 보건대 정말로 저런 사태를 예단 혹은 우려해서라기보다는 존재감 각인이 크다고 본다.
이런 사태마다 꼭 빠지지 않고 나서는 이가 교황이라, 이 영감님 지구촌 사태 안 찡겨드는 데가 없어, 특히나 분쟁지역 혹은 분쟁사건에서는 안달이 나서 내가 어디 찡길 틈이 없냐 해서 언제나 하시는 말씀이 "평화해라! 싸우지 마레이?!" 이만큼 공허한 찡김 있겠는가 싶다.
암튼 유네스코가 재빨리 문화재는 우리다! 우리도 아프간 사태에 발언권이 있다! 그러니 우리 좀 봐 달라! 며 애걸하듯 저와 같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으니,
내가 탈레반이면 더러바서라도 바미안석불 파괴 같은 일은 하지 않고 개무시하고 만다. 걱정마레이! 하고 말이다.
이번 집권에 즈음해 짧게 살핀 탈레반 언동을 보건대 20년 전의 그들이랑은 많이 달라진 듯한 장면을 포착하곤 하니, 바이든 말대로 근간은 변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분명 이번에는 과거랑은 다를 것이라고 본다.
그 옛날에는 저항세력으로 존재를 각인해야 하는 처지였지만, 지금 탈레반은 위대한 승리자다!
유사 이래 모든 승리자는 그 집권과정이 피비린내 진동케 하지만, 승리자가 되고 나서는 항용 아량하는 자세를 보여야 하니, 그것이 승리자의 모습이어니와, 이에서 탈레반 역시 한치 어긋남이 없다.
지금은 외국 주재 공관들이 도망갔지만, 나는 저들 공관도 조만간 하나씩 재개하리라 본다.
저들이라고 언제까지나 국제사회와 척을 지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라, 관용을 가장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바미안석불 파괴 같은 파괴적 행동은 적어도 저들이 승리자인 지금 시대에는 없으리라 본다.
실제 행동을 보니, 국제사회를 향해 화해 손짓 비스무리한 움직임을 보인다.
저들의 두려움이 이제 시작이라는 말은 외부의 적이 소멸한 지금 가장 두려운 것은 내부에서 자라나는 적이다.
듣자니 그 와중에서도 끝까지 버티는 저항권이 있다 하는데, 그 저항세력이 차츰 세력을 키워 그들의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그 내부의 분열 혹은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서도 집권 탈레반은 승리자의 아량을 베풀어야 하며, 그런 점에서 제2의 바미안은 적어도 저들이 승리를 구가하는 시대에는 없다고 나는 본다.
외려 저 정권 안정되면 아프간 들어갈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Afghanistan - UNESCO calls for the protection of cultural heritage in its d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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