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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남한이 특사를 '간청'했다는 북한, 그리고 일본서기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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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남, 특사 제의했으나 김여정 거절…특사놀음 안통해"(종합) | 연합뉴스

북 "남, 특사 제의했으나 김여정 거절…특사놀음 안통해"(종합), 정아란기자, 북한뉴스 (송고시간 2020-06-17 06:53)

www.yna.co.kr

 

직접으로는 대북전단(삐라)가 촉발했다는 남북관계 급속 냉각 와중에, 이를 타개코자 함인지, 한국정부가 북한에 특사제의를 했다가 거절당한 모양이다. 조선중앙통신 16일자는 남측이 지난 15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특사로 파견하겠다는 제안을 했으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했으니, 이를 조선중앙통신은 다음과 같이 사초에 적었다.  

 

이번 남북관계 급속냉각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CG

 

15일 남조선 당국이 특사파견을 간청하는 서푼짜리 광대극을 연출했다. 우리의 초강력 대적 보복공세에 당황망조한 남측은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김정은)께 특사를 보내고자 하며 특사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으로 한다면서 방문시기는 가장 빠른 일자로 하며 우리측이 희망하는 일자를 존중할 것이라고 간청해왔다. (고딕강조는 인용자)  

 

저 사초는 당장 제목이 '남조선당국이 특사파견을 간청'이어니와, 간청했다고 한다. 참 기분 더러운 표현인데, 암튼 중요한 점은 우리 사회에서도 이번 사태를 처리하는 문재인 정부 자세를 저리 보는 시도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걸 단순히 이념갈등으로 보아넘기기에는 석연찮은 대목도 적지 않다. 

 

그래도 기분은 열라 더럽다. 이번 사태를 초래한 원인을 두고, 그에 따라 저에 대한 반응이 역시 많이 다른 듯하나, 그런 시덥잖은 원인론은 집어치기로 한다. 이러다가 삼국시대로 거슬로 올라가 김춘추 김유신까지 끄집어낼 판국이니 말이다. 

 

이번 사태 직접 발단은 탈북 관련 단체 및 우익 성향 단체들이 주도하는 대북전단 살포, 하지만 이는 빌미일 뿐인 듯하다. 그에 대한 북한측 반응이 요즘 들어 유별난 점이 특이한데, 탈북자를 콕 집어 그들에 대한 갖은 협박과 모욕을 쏟아낸다. 

 

내친 김에 저 중앙통신 보도 전문을 본다. 뻔한 문체이기는 하지만, 이 문체 볼수록 역사를 반추하는 제1급 문헌이다. 

 

나는 동아시아 고대사, 특히 한일관계사를 전공하는 자들은 북한 매체 보도를 보기를 강권한다. 특히 로동신문과 중앙통신은 신주단지 받들 듯 해야한다. 

 

 

이 관제데모 대형이 무척이나 재밌으니, 척후대 익측부대 등등이 보인다. 진 시황제 병마용갱을 보는 듯하다. 

 

남조선당국이 특사파견을 간청

【평양 6월 16일발 조선중앙통신】 15일 남조선당국이 특사파견을 간청하는 서푼짜리 광대극을 연출하였다.

우리의 초강력대적보복공세에 당황망조한 남측은 문재인《대통령》이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동지께 특사를 보내고자 하며 특사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으로 한다고 하면서 방문시기는 가장 빠른 일자로 하며 우리측이 희망하는 일자를 존중할것이라고 간청해왔다.

 

로동신문을 통해 대남 적개심을 불태우는 북한 대학생들



남측이 앞뒤를 가리지 못하며 이렇듯 다급한 통지문을 발송해온데 대해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뻔한 술수가 엿보이는 이 불순한 제의를 철저히 불허한다는 립장을 알리였다.

우리가 전례없는 국가비상방역조치를 시행하고 공화국경내에 대한 그 어떤 출입도 허용하지 않는 상태임을 뻔히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미련으로 되거나말거나 공념불하면서 특사를 보내겠다는 남측의 불경스러운 태도를 엄중시하지 않을수 없다.

남측이 현 상황을 어느 정도로 인식하고있고 그 후과를 어떤 정도로 예상하고있는가는 대충 짐작이 되지만 이렇듯 참망한 판단과 저돌적인 제안을 해온데 대해 우리는 대단히 불쾌하게 생각한다.

 

대북전단 살포를 막고자 하는 남한당국



남조선집권자가 《위기극복용》특사파견놀음에 단단히 재미를 붙이고 걸핏하면 황당무계한 제안을 들이밀고있는데 이제 더는 그것이 통하지 않을것이라는것을 똑똑히 알아두어야 할것이다.

남조선당국의 무능력과 무책임성으로 인하여 초래된 이번 북남위기는 그 무엇으로써도 해결이 불가능하며 해당한 값만큼 계산이 똑똑히 되여야 종결될수 있다.

김여정제1부부장은 남조선당국이 특사파견과 같은 비현실적인 제안을 집어들고 뭔가 노력하고있다는 시늉만 하지 말고 옳바른 실천으로 보상하며 험악하게 번져지고있는 지금의 정세도 분간하지 못하고 타는 불에 기름끼얹는 격으로 우리를 계속 자극하는 어리석은자들의 언동을 엄격히 통제관리하면서 자중하는것이 유익할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끝)

 

일본서기 헤이안시대 초기 필사본. 일본 위키피디아에서 전재

 

암튼 저런 논조들을 보면 우리로서는 무척이나 눈에 익는 느낌을 받곤 하는데, 바로 일본서기의 필법筆法이다. 

 

그 어떤 특사 파견도, 외교도 조공朝貢으로 표현하는 그 논법이다. 

 

요새야 조공이라는 말은 봉건잔재라 해서 잘 쓰지 않거니와, 어제 중앙통신에서 말하는 간청이 바로 그것이다. 

 

간청이 무엇인가? 구걸이다. 영어로는 begging이다. 그리 하는 사람을 beggar라 한다. 거지라는 뜻이다.  

 

탈북자들을 성토하는 김여정 담화를 게재한 로동신문

 

저런 막말 논법에 마침내 청와대도 뿔이 났다 보다. 

 

 

 

 

[2보] 청와대 "김여정 담화 무례하고 몰상식…감내않겠다" | 연합뉴스

[2보] 청와대 "김여정 담화 무례하고 몰상식…감내않겠다", 임형섭기자, 정치뉴스 (송고시간 2020-06-1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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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기와 노동신문(로동신문)을 비교한 간단한 아래 첨부 글을 참조 바란다. 

 

 

 

 

일본서기와 노동신문

이 이야기도 내가 늘쌍 하는 말이다. 일본서기가 대표하는 고대 일본이 하는 논법은 작금 북한의 행태와 같다. 일본서기 이래 저들의 각종 기록을 보면 한반도 모든 사신 행차는 목적이 조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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