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회를 가 보니
필자가 마지막으로 간 때가
2016년으로 거의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그때를 생각하고 이번에도 아는 사람이 많으리라
오래간만에 안부나 묻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학회에 도착해 보니
필자가 원래 알고 지내던 참석자가 10명이 되지 않았다.
이는 필자와 알고 지내던 이들 중 이번에 참석한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으로,
자신들도 원래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거의 안 보인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사람들이 많이 참석하지 않았느냐.
그것은 또 아니었고,
필자 기억으로 마지막 참석한 10년 전과 비교하여 비슷한 숫자 참석자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이 학회가 잉카제국 수도로 유명한 곳이기는 하지만
접근하기 결코 쉽지 않은 쿠스코에서 열린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많은 참석자 수였는데,
필자가 가 보지 않은 10년 사이에 이 학회도
엄청나게 세대교체가 있었구나,
이제 필자도 흘러간 물이구나, 하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필자가 원래 알고 지내던 이들은 죄다 이 학회 OB가 되어 있었고,
필자는 일체 안면도 없는 젊은 친구들이 필자를 논문에서 봤다고 인사를 청하는
희안한 상황을 경험하게 되었다.
공자께서 子在川上曰 逝者如斯夫라 말씀하시고,
이 말을 받아 맹자는
原泉混混 不舍晝夜 盈科而後進 放乎四海 有本者如是 是之取爾라 했다던가.
학문이란 흐르는 물과 같아서 끊임없이 진행하는 것이니
학계의 흐름이 그치지 않고 흐르면
언젠가는 학계에서 더 이상 아는 사람이 사라지고
젊은 세대가 가득 채우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이니
그것이 바로 이번 학회와 같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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