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우리는 고려거란전쟁기 하공진河拱辰이라는 사람이 성종 시절 압강도구당사鴨江渡勾當使가 되었다는 행적을 엿보았거니와
저 압강도구당사鴨江渡勾當使라는 말을 구명해 보고자 한다.
저 말은 무슨 使라는 직책을 말함이라, 이 경우 使는 외교사절보다는 왕한테 특별한 임무를 부여받은 직책이라는 뜻이라, 말할 것도 없이 이는 중앙정부에서 직접 파견한 관리를 말한다.
그렇다면 저 관리는 무슨 일을 했던가?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먼저 풀어야 할 말이 구당勾當이라, 이 구당은 말 그 자체로는 언뜻 이해가 쉽지 아니해서 그 맥락을 다른 사전 힘을 빌려야 한다.
바이두 사전에서 저 말을 검색하면 아래와 같으니
勾当
拼音:gòu dàng 繁体字:勾當
词典解释
勾当gòudàng
营生;行当;事情(现一般指坏事) business or deal usu. referring to evil practice
这是万古千年不朽的勾当, 有甚么做不得!——《儒林外史》
全不晓得路途上的勾当艰难!——《水浒传》
办理;处理 handle; deal with
荷生那日回营,勾当些公事,天已不早。—— 清· 魏子安《花月痕》
做事;谋生 do
只得母子二人逃上延安府去,投托老种经略相公处勾当。——《水浒传》
国语词典
勾當gòu dāng
擔當、料理事務。
初刻拍案驚奇.卷二十五:「院判勾當喪事畢了,帶了靈柩歸葬臨安。」
近义词: 活動 營謀
간단히 말해 구당勾當이란 담당 혹은 담당 업무요 그것을 처리한다는 맥락까지 아울러 품은 말임을 본다. 따라서 구당사勾當使란 어떤 일을 맡아 처리하는 중앙정부 파견 관리라는 뜻이다.
이제 압강도구당사鴨江渡勾當使라는 말에 어느 정도 접근한다.
다시 말해 이 말은 압강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중앙정부 파견 관리라는 뜻이다.
압강도鴨江渡는 압강이라는 강의 나루 라는 뜻이다. 압강은 압록강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하공진이 당시 맡은 일이 압록강 관련 변경 업무 전반이었음을 본다.
하공진이 저때 무슨 일을 했는지는 훗날 선종宣宗 5년(1088) 9월 고려가 거란에다가 태복소경太僕少卿 김선석金先錫을 사신으로 보내 각장榷場 설치 계획을 중단해 달라는 표문表文에서 어느 정도 드러난다.
각장이란 국경에 설치하는 양국 교환 공식 시장으로 흔히 호시互市라 한다.
(1차 고려거란전쟁) 당시에 (우리 고려 조정) 배신陪臣인 서희徐熙가 경계境界를 맡아 관할하고 있었고, 동경유수 소손녕이 황제의 명령을 받들어 상의하여 각자가 양쪽 국경을 담당하여 여러 성을 나누어 쌓도록 하였습니다.
이것 때문에 하공진河拱辰을 안문鴈門에 파견하여 압록鴨綠에서 구당사勾當使가 되도록 해서 낮에는 나가서 동쪽 강변을 감시하고 밤에는 내성內城으로 들어와 머물게 하니 마침내 귀국에 의지하여 점차 초적草賊을 제거하고, 이후로는 별다른 대비가 없어도 변방의 사정이 한가로워졌습니다.
그랬다. 하공진은 압강도구당사가 되어 낮에는 압록강 동쪽를 순찰하고 감시했다. 이것이 바로 압강도구당사였다.
서희 담판으로 이른바 강동육주를 획득한 고려는 압록강을 경계로 삼아 거란과 국경을 획정했다.
아무튼 이리 짜개 보면 저 압강도구당사鴨江渡勾當使란 압강도 / 구당사 로 끊어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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