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린 배필을 줏은 제주 아저씨들

제주 삼성혈

『고려사』 권57, 志 제11, 地理2 全羅道 耽羅縣 조 기록이다.

(탐라현은) 전라도 남쪽 바다 가운데 있다.  『고기(古記)』에 나오는 말이다.

“태초太初에 (이 섬에는) 사람이 없다가 세 신인神人이 땅에서 솟아 나왔다.【그 주산(主山 : 한라산) 북쪽 기슭에 구멍이 있어 모흥毛興이라 한다. 이곳이 그 땅이다.】

맏이는 양을나良乙那라고 하고, 그 다음을 고을나高乙那라고 하며, 셋째를 부을나夫乙那라 하니 세 사람은 거친 땅에서 사냥질을 하면서 가죽옷을 입고 고기를 먹었다.

하루는 자주색 진흙으로 감싼 나무 상자가 바다에 떠다니다 동쪽 바닷가에 닿아 이를 보고 가서 열어보니 상자 안에 또 돌 상자가 있어 붉은 띠에 자주색 옷을 걸친 사자使者 한 사람이 따라나왔다.

돌 상자를 여니 푸른 옷을 입은 처녀 세 사람과 여러 구독駒犢1)과 오곡五穀의 종자가 나왔다.

사자가 ‘우리는 일본국日本國 사신입니다. 우리 왕이 이 세 딸을 낳고는 「서해西海 중악中嶽에 신자神子 세 사람이 내려와 장차 나라를 열고자 하나 배필이 없구나」 하고는 저에게 분부하시어 세 딸을 모시고 이곳에 오도록 하셨습니다. 그러니 배필로 삼아 대업大業을 이루셔야 합니다.’라고 말한 뒤 홀연히 구름을 타고 가버렸다.

세 사람이 나이 순서에 따라 세 여자를 나누어 아내로 삼았다. 샘이 달고 땅이 비옥한 곳으로 가서 화살을 쏘아 땅을 점치고는

양을나가 사는 곳을 제일도(第一都)라 하고,

고을나가 사는 곳을 제이도(第二都)라 했으며,

부을나가 사는 곳을 제삼도(第三都)라 했다.

처음으로 오곡을 파종하고 또 가축을 길러 나날이 부유하고 자손이 번성하게 되었다."

제주 삼성혈

이에 해당하는 원문을 보면 "자주색 진흙으로 감싼 나무상자"는 "자니봉목함紫泥封木函"이라 하고, "붉은 띠에 자주색 옷을 걸친 사자"는 "홍대자의사자紅帶紫衣使者"라 했다.  

이 제주 3성 시조 탄강신화가 여타 건국 시조의 그것과 현격이 다른 점은 사내들이 못났는지 그들은 땅에서 돌출하는 대신, 그들의 배필을 하늘이 내려꽂아 주었다는 점이다.

이들 세 여인이 유래한 곳은 천상 중에서도 자궁紫宮이었다.

천황대제가 거주하는 그 궁전인 자궁이다.

그것이 자궁임을 상징하는 장치로 두 가지를 마련했는데, 첫째 그들의 탄강 통로인 목함이 자색이요, 둘째 그들의 탄강을 지상에 고하는 사자가 입은 옷이 자색이라는 점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