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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한국고고학에 울리는 경종, 이스라엘 아편 고고학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2.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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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기 시대에도 아편을…3천500년전 토기에서 잔류물 나와
김상훈 / 2022-09-20 23:34:27
연구진 "사자를 위한 의식에 사용됐을 것"

청동기 시대에도 아편을…3천500년전 토기에서 잔류물 나와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 학자들이 청동기 시대 말기인 3천5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에서 아편의 흔적을 찾아내 관심을 끌고 있다.이스라엘 문화재청(IAA)과 바이츠만

k-odyssey.com




먼저 이 발굴은 이전에 이뤄졌는데 그에서 수습한 그릇에 묻은 유기물을 분석했더니만 저 시체 아편쟁이임이 드러나기가 근자라는 사실을 기억했음 싶다.

고고학에선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땅 파는 고고학이야 팔 줄밖에 모르고 그걸 분석하는 친구들은 따로 있으니 더 정확히는 기계가 한다.

그 분석 결과를 넘겨 받아서 고고학 하는 친구들이 이른바 블라블라하는데 그걸 지들 말로는 해석이라나 뭐라나?

이것도 이 블로그 바로 앞짝에 소개한 포크레인 폭삭 동굴무덤과 대략 연대가 비슷해 대략 3천300년전 무덤이라나 어쩐다나 그 발굴지가 이스라엘이라 하니 이 친구들 이걸로 뭐라 사기칠 것은 빤해서 가나안이 어떻고 저떻고라 실제도 그렇다.

오늘날 중부 이스라엘에 Tel Yehud라는 지역이 있는 모양이고 이짝에 대략 저 시대, 그러니깐 후기 청동기시대 이짝에 산 사람들이 남긴 공동묘지가 있는 모양이라


이거이 아편 채취하는 모습이다. 내가 기억하는 어린시절 아편 채취는 저 열매를 면도날로 十자 모양으로 상처를 내고는 그에서 흘러나오는 액고체가 어느 정도 굳으면 이를 대칼 같은 것으로 긁는 방식이다.양귀비 액은 처음에는 고돌빼기 그것처럼 처음에는 우윳빛 흰색을 띠지만 점차 거무틱틱하게 변했다고 기억한다. 그래서 응고한 아편은 아주 까맸다. 이것이 내 어린 시절 기억이다. from Haaretz



저 성과가 이번 7월호 Archaeometry 라는 잡지에 발표됐다는데, 그에 의하면 저 공동묘지 무덤 도기에서 아편 흔적이 드러났다는 것인데 유의할 점은 이 마약이 특수 용기에 담겼으며 그것은 Cyprus 수입산으로 간주된다는 사실이다.

Vanessa Linares 라는 Ludwig Maximilian University of Munich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2017년에 발굴한 22점 용기vessels 내용물을 분석했더랜다.

by IAA
기원전 14세기 키프러스산 주전자. 몸통에서 확인하는 clay strips 문양이 양귀비 그것이라는데 이해가 쉽지는 않다.by  Israel Antiquities Authority
저 중에 주전자에서 아편 성분이 발견됐다 한다. by IAA



gas chromatography (이를 기체 크로마토그래피 라고 번역한다고 어쩐대나) 그리고 mass spectrometry (질량분석) 라는 방식으로 도기에 묻은 물질들을 분석했더니 저 중 8개 그릇에서 아편 흔적을 확인했단다. 원문을 보면 opium alkaloids (아편 알카로이드) 로 드러났다는데 양귀비 식물 poppy plant에서 유래한단다.

그러니 그에서 모르피난 morphinan 이라는 물질이 검출됐다는데, 하도 화학 용어가 많아 어리둥절하기는 하다만 모르핀 알칼로이드의 기본 물질이 모르피난이라니 믿을 수밖에.

분석 대상 22점 도기 중 6점에서는 식물성 기름이 존재했음을 시사하는 지방산 성분 fatty compounds을 함유한 반면, 8점 혹은 그 이상에서는 내용물 확인이 불가능했다.

분석대상 3분지 1 이상 용기에서 아편이 검출된 사실은 그것이 그만큼 당시 사람들한테는 중요했음을 시사한다 하겠다. 뭐 이런 하나마나한 말로 의미를 부여한댄다.

그때라고 아편이 어떤 효능이 있는지를 저들이 몰랐겠는가? 내 기준에 의하면 영생불사, 영원한 사후 세계를 보장하는 상징 의미에서 넣어줬다고 본다.

실측 중인가? by IAA




Tel Yehud 지역 공동묘지는 만든 시기가 대략 기원전 14세기로 거슬러 간다. 이 공동묘지 당시 이름을 물론 알 수 없다.

당시 이 지역은 이집트 지배를 받았으니 그런 흔적은 매장 풍습에서도 드러난댄다. 그리하여 동시대 고대 이집트인들과 마찬가지로 조사단이 가나안 사람들 the Canaanites 이라 부르는 이 지역 사람들은 시신을 온전하게 보존하고자 무진장 애를 썼으며 사후 세계를 위한 음식 따위를 넣어줬다.


Tel Yehud 한 무덤. 이 사진을 보면 허리춤에서 문제의 아편 용기를 두었음을 본다. by Israel Antiquities Authority
이게 뭔지? 아리까리. by IAA



최고농도 아편 성분은 네 점 이른바 Base-Ring juglets에서 검출됐거니와 이는 Cyprus에서 후기 청동기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지중해를 통해 수입됐다.

이보다 농도가 옅은 아편 성분은 지역에서 생간된 두 점 juglet과 두 개 저장용기에서 확인됐다. 이것이 무엇을 말할까? 원액을 수입해서 현지에서 농도를 좀 낮추어 사용했음을 시사한다 하겠다. 아니면 중계업자가 좀 띵가 묵겠다 해서 원액을 빼돌렸을 수도 있다.

도기 중 juglet 이라는 표현이 자주 나오는데, 저 앞짝 그릇 중에서 모가지가 가늘고 길쭉하고 몸통은 오동통한주전자 형태를 말한다. 딱 봐도 뭔가 이상한 것을 저장하기 위한 걸로 보이지 않는가?

내가 매양 한국 고고학을 논하면서 이 놈들은 기능을 생각 안하고 기형에만 정신팔리는 바람에 고고학 본질을 망각한다는 비난을 많이 하거니와, 왜 기형보다는 기능이 중요한지(물론 둘은 떼기는 힘들다. 기형에 따라 기능이 한정되기 마련인 까닭이다.) 이 한 사례로 명백하다 하겠다.

실제 1960년대 이래 고고학도들은 이 Base-Ring 형식 juglet 이 아편 수입을 위해 특수 제작된 그릇이 아닐까 의심했더랜다.

그 특징적인 긴 모가지 자체가 어딘지 모르게 안으로 굽은 양귀비 씨 대가리를 닮은 반면 그것을 장식하는 그 흰색 band는 아편을 추출하는 양귀비의 milky latex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었다. (이 말은 무슨 말인지 언뜻 감이 잡히지 않는다. 저 도기 어떤 대목을 말하는지...)

Base-Ring 형식 juglet이 무엇을 보관하기 위함인지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됐다. 그러다가 2015년, 이런 용기 넉 점을 분석한 결과 그 내부에서는 narcotics 성분이 검출되지 아니해서 이 정교한 키프러스산 용기는 아마도 향수 오일을 저장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하지만 2018년에 흐름이 뒤집혔다. 브리티시 뮤지엄 소장 Base-Ring juglet 한 점을 분석했더니 아편 흔적이 나왔다. 다만 이 용기는 그 유래를 알 수 없을 뿐더러 시대도 몰랐고 더구나 박물관 선반에 몇 년 동안 방치된 상태라 오염 가능성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이번 연구성과는 이른바 저 Base-Ring 형식 주전자에 대한 기능을 추정케 하는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다.

물론 꼭 그런 것인가? 예컨대 아편 저장용으로 재활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논란 등등은 남았다.

현재까지 연구성과에 의하면 서구유럽에서는 이미 신석기시대인 6천년 전에 양귀비를 재배했다. 니푸르 Nippur 지역 출토 수메르시대 점토판에서는 그들이 아편을 종교 목적에 사용했으며 그것을 “Gil”이라 불렀음을 엿보인다. 이 말은 "happiness”를 의미한댄다. 해피니스? 뿅간다 아니겠는가?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인들도 아편을 환각제와 치료용으로 사용했다. 후대 철기시대야 더 말해서 무엇하랴.

후기 청동기시대 주된 양귀비 제배지는 아나톨리아 Anatolia 라, 거기에서 생산된 아편은 키프러스로 가서 거기에서 지중해를 통해 무역됐다고 한다.

***

언제쯤 이런 소식들을 차분히 정리할 날 있을란지 모르겠다.

일에 치여 사니 정신이 사납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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