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이야기다. 속편이라 생각해도 좋다.
싸질러 다닌 듯한데 막상 안 가 본 곳을 따지면 아직 가야 할 곳 천지라,
나한테 허여된 시간과 돈, 그리고 건강까지 생각하면 영원히 밟아보지 못하고 죽을 곳 천지라 생각하니 분통이 터지기도 한다.
앞서 적어도 젋은 시절에 마구잡이로 세계를 싸질러 다닐 것을 주문했거니와,
더 허탈한 것이 나로서는 금시초문이었던 곳인데, 가서 보니 이미 한국인이 바글바글이라,
이렇게 많은 한국인이 들어올 때까지 나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 생각하면 또 분통이 터지더라.
난 도대체 뭐하고 살았지? 하는 그런 묘한 감정 말이다.
그래서 내가 가서 보니 한국인은 코빼기도 안보이던 곳들을 생각해 보니, 그런 데가 없지는 않다.
근자의 기억을 되살리면 아일랜드가 그런 데라, 물론 더블린을 중심으로 하는 몇 군데야 이미 한국사람 바글바글이기는 했지만,
기타 내가 간 데는 한국인은 흔적도 없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예이츠 외가 슬라이고만 해도 누가 그런 데를 쉽게 갈 생각을 하겠는가?
근자 다녀온 라오스 왓푸도 그랬다.
이곳에 처음 간 그때 라오스 남부는 한국인이 가지 않던 때라, 고작 한국문화재재단에서 그곳 신전 하나 복원한다 해서 그 사람들이나 들어가 있었을 뿐이었으니,
한데 10년 지나 지금 가서 보니 그 중심 도시 팍세엔 이미 한국식당까지 들어가 있더라.
이탈리아...내 친구 춘배를 제외하고는 주변에서 안 가 본 사람이 없다.
접때 로마 한 달 살기하며 타르퀴니아니 체르베테리니 하는 에트루리아 고도古都를 둘러봤으니,
사람이 없다고는 할 순 없지만 이태리 내국인 방문도 드문데 저런 깡촌까지 누가 부러 찾아가겠는가?
한국인이 없어 허전하기도 했고, 그런 사람들한테 도움을 받지 못해 애를 먹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국사람 아니간 곳을 찾아 좋았다 해 둔다.
듣자니 저 두 곳 중 하나는 이미 우리 어느 방송 프로그램이 가서 휘저어놨다 하는데, 아직 바람을 덜 탄 듯 한국사람은 흔적도 없었다.
기왕 갈 것 같으면 남들이 가지 않은 곳을 찾아가라 권하고 싶다.
그래야 내가 할 말이라도 있고, 그래야 내가 선구자라는 칭송이라도 받지 넘들 다 가 본 콜로세움, 에펠탑 지금 가서 무슨 이야기를 씨부렁하겠는가?
기왕 가려거든 주변에서 안 가거나 덜 가는 그런 곳들을 찾아다니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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