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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해인사로 조계종 종정을 예방한 2003년의 노무현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2.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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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은 2003년 2월 25일 시작해서 2008년 2월 25일에 끝난 대통령 재임기간 두 번 해인사를 찾았다.

그 두 번째 방문이 임기말인 2007년 11월 24일이었으니, 이때 그는 해인사 대비로전 낙성 대법회에 참석해 국가원수로서 축사를 하기도 했다.

그의 첫 번째 방문은 취임 첫 해인 2003년 12월 22일에 있었으니, 이 해인사 방문이 정치인 노무현의 실로 과감한 결단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 할 만했으니, 그가 해인사를 제발로 찾아 그곳에 주석하는 당시 조계종 법전 스님을 예방하는 형식을 빌렸으니,

이 전격 방문과 오찬 회동을 통해 당시 심각한 교착상태에 빠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사패산 터널문제를 정면 돌파했다.

2003년 12월 22일 해인사를 찾아 종정 법전 스님을 예방하는 대통령 노무현


당시 노무현은 퇴설당에서 종정을 예방했으니, 그의 방문에 법전은 "세속에 전해져 오는 말에 따르면 동짓날은 바깥에서 세는 게 좋다는 말이 있다"면서 "오늘 동짓날에 오시게 됐다"고 덕담하자 노무현은 "(종정 스님을) 뵐 때마다 아주 큰 선물을 주셨는데 오늘은 날까지 좋아 저한테는 행운이 아닌가 싶다"며 답례하기도 했으니, 실제 이 전격 방문을 통해 노무현은 당시 국정 현안 중 하나인 사패산터널 공사 재개라는 선물을 챙겨왔다.

당시 불교계는 쌍끌이 대정부 투쟁을 벌였으니 하나는 도룡뇽 보호를 앞세운 비구니 스님 지율이 주도한 천성산터널 논란이 있었고 다른 한쪽에 사패산터널 안건이 있었다. 그 반대에 부닥친 정부에서는 결국 노무현이 직접 나서 담판을 짓는 형식으로 풀었다.

불교계가 원했던 것은 나는 성의 표시로 본다. 간단히 말해 정부 차원에서 불교계를 배려한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나는 본다. 물론 이를 반대하는 시선도 없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그런 와중에 노무현의 해인사 방문에 불교계도 답변을 할 수밖에 없었으니, 이렇게 해서 내 기억에 아마도 종정 교시라는 형식을 빌려 터널 공사 현장을 철수하지 않았나 한다.

같은 날 퇴설당에서 종정 스님을 만난 노무현


노무현의 첫번째 해인사 방문과 종정 '알현'을 둘러싸고 청와대에서는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내가 기억한다. 노무현은 이번 사태를 풀기 위해 필요하다면 종정한테 삼배를 하겠다고 했지만, 참모진은 격렬 반대했다. 이를 노무현 자신은 국법이라는 표현을 썼으니 당시 보도를 보면 종정을 만난 노무현은 이렇게 말했다.

"보통 삼배를 드리면 마음도 좋고 복도 받을까 싶은데, 나라 법도 법이라고 체면을 갖추라고 해서 큰 절을 못드려 마음이 오히려 무겁습니다."

그가 말한 국법은 국가원수인 대통령이 특정한 종교교단 지도자를 대등한 자격으로 만날 수는 있어도 그에 예속하는 모습을 보일 수 없다는 뜻이라고 보며, 나는 이것이 정교 분리를 규정한 대한민국 헌법정신에 부합한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참모진 판단은 옳다고 본다.

하지만 그렇다고 신성한 불전 마당에 들어서 지나칠 수는 없었는지, 그것을 대체하는 예불 형식이 있었으니 이를 당시 우리 공장 보도를 보면 이렇게 표현되어 있다.

노 대통령은 환담을 마친 뒤 오찬장인 진영각 주지실로 향하기에 앞서 팔만대장경이 봉안돼 있는 법보전을 찾았으며, 동행한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의 권유로 삼배를 하기도 했다.

이를 보면 노무현은 독실한 불교신자인 권양숙 권유라는 형식을 빌리기는 했지만 법보전에서 부처님께 삼배를 했다. 이 삼배하는 사진을 우리 공장 DB에서 찾으니 도통 보이지가 않는데, 혹 여러 여파를 고려해 청와대에서 언론에 그 장면은 보도하지 말아달라 당부한 결과가 아닌지 모르겠다.

혹은 바닥절이 아니라 서서 삼배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2007년 11월 24일 해인사 대비로전 낙성 대법회에 참석해 불단에 헌등하는 노무현과 권양숙


이 사건을 나는 왜 꺼내는가? 이 사안을 검토하면 작금 문재인 정부를 향한 불교계, 특히 조계종단의 격렬한 반감을 어느 정도는 가늠하기 때문이다.

정청래의 봉이 김선달? 그건 명목에 지나지 않는다. 정청래는 고려대상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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