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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허탕한 숙대 캠퍼스 등꽃을 회한하며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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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쯤 등꽃이 만개하는 시즌이라 남영동 사저 기준으로 주변에서 볼만한 등림藤林은 엎어져 코닿을 숙명여대 캠퍼스라

요샌 아예 다섯시면 칼퇴라 퇴청하는 길에 지금쯤 이 숙대 등림 만개했겠거니 하는 기대감 한껏 품고서 사진 몇 컷이나 담을 요량으로 행차했더랬는데

보다시피 만개와는 한참이나 거리가 멀어 왜 이 지경이냐 하니 이 숙대 캠퍼스가 빛이 잘 들지 아니하는 데고 해발 고도도 좀 있어 더디 피는 까닭이다.




우거진 넝클 헤집고 들어가니 이제 갓 피기 시작했으니 이번 주말쯤 절정을 이루기 시작하지 않을까 한다.

떡본 김에 제사하는 심정으로 이 학교 교수질하는 혜은이 찾았더니 신호는 가는데 계속 씹는 걸 보아 하니 수업 중인가 했더랬는데 나중에 문자 오기를 대학원 수업 중이랜다.

얼굴 본지 선캄브리아시대라 커피 한잔 하려 했더니 이조차 여의치 않다.

아는 사람들이 요새 부쩍 더 생각나는 시즌이다.




등꽃에 씹히고 혜은이한테 채고 조금은 허탈해하며 효창공원으로 옮겨 나무만 쳐다보며 혹 새집이나 있을까 두리번 하는데 그 옛날 농사지을 적엔 그리 흔하던 새집이 왜 안보이는지

또 허전함 달래며 인근 백범기념관으로 터벅터벅 걷는데 의열사인지 열의사인지 효창공원 사당 앞쪽 담벼락에 이제 떨어지기 시작한 모란이 짙은 향내 뿌리는 중이라




그러고 보니 올들어선 아직 모란 하나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다.

소나무는 한창 송화가루 흩날리는데 괜시리 툭툭 손가락으로 튕기니 가루가 황사처럼 날린다.




불두화인가? 백범기념관 경내 저 불두화는 참말로 장관인데 올해도 여전해서 며칠 있으면 별유천지 비인간을 만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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