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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화상 치료에 쓴 달거리 피, 마왕퇴 백서의 경우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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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연령이 다달은 여성이면 평균 매달 한번은 겪는 피쏟음을 월경月經 혹은 월사月事라 하고, 달거리라 하며, 영어로는 의학용어로는 Menstruation이라 하지만 대개는  monthly period 혹은 문맥에 따라서는 그냥 간단히 period라 하거니와 

남자인 내가 그 고통을 알 수는 없지만, 다만 내가 그와 관련해 이야기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저에서 생산하는 핏물 용도다. 

이 이야기로 가장 저명한 일화가 삼국유사가 저록한 원효 설화라, 그에 의하면 친구 의상이가 지금의 양양에다가 낙산사를 세우고, 관음보살을 툭하면 친견한다 하니 배가 아파 나도 관음보살 좀 만나 볼끼라고, 낙산사로 향하다가 냇가를 지나는데

하얀 소복 차림 중년 여성이 월경 핏물이 묻은 옷감을 빨래 하는지라, 목이 마르다 하니, 그 소복 여성이 그 핏물 흥건한 물을 바가지로 떠 주면서 이걸로 마시레이 하니깐 에잇 더럽게 시리 하고 버렸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가 관음보살이라, 이런 사실을 알려준 이가 사람도 아닌 청조靑鳥였다고 한다. 

관음보살이 굳이 그걸 준 이유는 그것이 바로 약물이었던 까닭이다.

너 세속에 찌들어 요석공주랑 놀고 했으니 이걸 마시고 세속의 때를 삣끼라! 그런 의미였지만, 그걸 모른 원효랑 개망신 당하고 결국 관음보살은 친견하고도 그인 줄 몰랐다 이런 이야기가 되겠다. 

실제 달거리 핏물은 치료제로 항용 썼으니, 동의보감에도 보면 그런 증좌가 보이거니와, 동의보감? 대단하긴 하지만 이건 짜깁기 우라까이 류서類書라, 전대 문헌에서 이것저것 항목에 따라 분류해서 술이부작한 문헌이다. 

내가 누누이 말하거니와 삼국사가 삼국유사 아무리 쳐다봐도 각 안 나온다. 그 답을 찾아 마왕퇴를 가야 한다. 왜 내 말을 믿지 않는가?

이리 보면 마왕퇴가 중국 무덤인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라 한국사 위대한 참고문헌이다.

전한 장사국 승상 2대 대후 이희利豨 무덤일 가능성이 크다는 마왕퇴 3호 한묘에서는 백서 20여종, 12만자 분량이 출토됐거니와

개중 의서로는 《족비십일맥구경》과 《 오십이병방 》 , 《 죽간 십문十問 》 등 14종이 있다. 

개중 52가지 병증에 대한 치료를 소개한 오십이병방 중에는 화상 치료에 대한 방법을 서술한 대목이 있거니와 

이에 이르기를

"女子布, 以汁傅之"

라 했으니, 

이에서 말하는 여자포女子布가 바로 월경포라, 여자가 흘린 월경 핏물이 스며든 옷감을 물에 담갔다가 그 배어나온 물을 화상 부위에 발라줌으로써 화상을 치료한다 했다.

훗날 당나라 초기 위대한 의사요, 위대한 약사이며, 더 위대한 도교 도사이기도 한 손사막 찬 천금요방 권25에 보면

"일체 화상을 치료하는 처방, 곧바로 여인의 정즙을 발라주면 낫는다"

고 했으니, 그 역사가 유구함을 본다.

이런 전대 문헌을 그대로 가려 뽑아다가 주제별로 분류한 것이 바로 동의보감이다. 

마왕퇴 백서 양생방을 보면 양생보건 처방이 주류를 이루거니와 성기능 장애 치료 처방이 많다. 

양생방에도 월경포가 쓰이는데, 오십이병방을 보면

여자초유포女子初有布, 즉 월경포를 양생방에서는

여자미상남자자포女子未嘗男子者布, 즉 남자를 경험해보지 않은 여자의 월경포가 특히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간주했다. 

이 이야기는 내가 아주 먼 옛날 아승끼 전세겁에 문헌과해석이란 잡지에 투고한 글이 있으니 나중에 정확한 서지사항을 찾아 보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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