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애초에 황금박쥐상이라 해서, prize인 줄 알고, 무슨 국제영화제에서 주는 대상이겠거니 했더랬다.
한데 賞이 아니고 像이랜다. 이런 황당함이란.
문제의 황금박쥐는 statue 혹은 monument라 전남 함평군에서 2008년 제작해 함평 황금박쥐생태전시장에 걸어놓았다고 한다.
이 황금박쥐를 만드는 데 들어간 귀금속만 해도 순금 162㎏에다가 은 281㎏이라고 한다. 이걸 녹여서 가로 1.5m, 높이 2.1m 크기인 은으로 만든 원형 조형물에다가가 순금제 6마리 황금박쥐가 날갯짓하는 모습을 장착했단다.
이를 함평군이 제작한 계기는 한반도에서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황금박쥐(붉은 박쥐)가 1999년 함평군 대동면에서 집단 서식하는 사실이 확인된 데서 비롯한단다.
가만 있기 힘들었는지, 가뜩이나 나비 같은 곤충으로 장사하는 함평군이 잘됐다 싶어서 황금박쥐 관광상품화를 내걸고는 그게 뭐가 있을까 해서 저 황금박쥐상을 만들었단다.
문제는 귀금속 가격. 저걸 만들 적에는 30억여원을 들였댄다. 개중 순금 매입(2005년) 가격만 27억원이었다고. 당시 이를 두고 얼마나 말이 많았겠는가? 저 생태공원에 얼마나 사람이 온다고 돈을 쳐바르느냐 했다는 것인데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한데 요새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으니, 19일 기준 금 시세가 g당 8만4천888원이라, 황금박쥐상은 금값 기준으로만 매입 가격보다 5배가량 오른 137억원을 호가하게 된 것이다.
내가 군수 같으면 팔아먹는다. 금값은 언젠가는 떨어지기 마련이라, 그때 똥값되는 날 다시 주물하면 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금값이 오를 때마다 이 황금박쥐상을 가만 두지 않으려는 검은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점이다. 2019년 3월에 실제 3인조 절도범이 철제 출입문을 절단하다가 경보음에 놀라 달아난 일이 있다고 하는데, 이 친구들 불쌍하게도 나중에 붙잡혔단다. 모범택시한테 걸렸나?
만들어 전시할 때 욕을 많이 드셨을 군수님, 지금 어딘가에 계시다면 큰소리 뻥뻥 치며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고 나설 때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 (추보)
결국 폭등한 금값 덕에 보안이 더욱 강화됐다고 한다.
'금값 5배 뛴' 함평 황금박쥐상 보금자리 옮긴다
송고시간 2023-10-10 09:32
내년 4월 엑스포공원 내로 이전…5억원 들여 보안시스템 강화
https://www.yna.co.kr/view/AKR20231010038600054?section=society/all&site=hot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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