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름에 베를린으로 여행하지 않는다.
베를린 음악 중심인 베를린 필하모니는 8월 말에야 가을 시즌을 시작하고 다른 데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나는 아슬아슬하게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 극장의 여름휴가 닷새 전에 마지막 시즌공연을 봤다.
Deutsche Oper Berlin은 베를린에 있는 3개 대형 오페라하우스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https://deutscheoperberlin.de/de_DE/home
프리츠 보르네만 Fritz Bornemann 설계로 1961년에 문을 열었는데, 건축계에서는 “먼지조차 말라버린 냉정한” 건물이라는 평을 얻었다고 한다.
그만큼 군더더기 없이 기능적이다. 냉정함에도 불구하고 음향만큼은 베를린 음악당 가운데 가장 좋다고 한다.
레퍼토리는 오펜바흐(Jacques Offenbach, 1819-1880)의 <호프만 이야기 Les contes d'Hoffmann(1881년 초연)>.
https://g.co/kgs/yFUkyc
대강의 스토리만 알고 있었고 처음 본 오페라이다.
미니멀하고 현대적인 무대와 신기술 접목으로 영상과 조명, 움직임이 빈틈이 없었다.
세 시간에 달하는 공연은 전혀 지루하지 않고 몰입이 되었다.
세 가지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맹목적 사랑에 대한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그 가운데 1막에서 ‘올랭피아의 아리아’는 익숙한 것이었는데..
https://youtu.be/O7deCt9Y2Oo
연구실에서 탄생한 ‘올랭피아’라는 기계인형을 사랑하는 호프만의 모습에서 마치 현대를 보는 것 같아 흥미로웠다.
2막의 그 유명한 ‘호프만의 뱃노래’도
https://youtu.be/g7czptgEvvU
덧없을 사랑에 대한 순간을 노래한다.
극을 보는 내내 가수들 가창력에 놀랐고 더구나 1인 3역의 여자 주인공도 대단했다.
그런데...
내 눈에는 대여섯 명 동양인 가수가 들어왔다.
듣자니 한국의 실력 있는 가수 상당수가 서양 오페라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언젠가 유명한 지휘자(클라우디오 아바도?)가 비엔나 필하모니에서 도저히 연주할 수 없던 레퍼토리를 베를린에서는 할 수 있었다는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초연 100년이 지나도록 쉬지 않고 소비하면서 무대와 음악, 의상등..실험을 계속할 수 있다는 점은 베를린만의 매력일지도 모른다.
자유와 개성이 허용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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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박물관장이자 이 대학 미술사 담당 교수로 도자사 전공인 장남원 선생이 이번 여름 그쪽 어느 기관 초청으로 독일을 한 달간 방문하며 견문한 이야기다.
문화재 업계선 참고할 만한 내용이 많아 전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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