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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그게 그거인 미케네 황금가면, 개중에서 대뜸 아마멤논을 골라내는 아들놈, 그리고 그를 마주하는 분통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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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야 워낙 너도나도 외국여행을 하는 시대라, 굳이 교회여행이라 하지 않더래도 그 일환으로 그리스 가는 사람, 다녀온 사람이 대한민국 절반에 육박하는 시대라 

아테네 여행 코스에 빠지지 않는 데가 아테네 국립고고학박물관이라,

사진은 그 그리스 문명 초창기 본격하는 시작이라 해서 미노스 문명과 더불어 그와 병렬 혹은 조금 늦게 나타나 그것을 대체하는 미케네 문명 코너가 빠질 수 없으니, 그 우뚝한 증좌라 해서 그 코너 전시품 중 하나라 

저 분이 그 유명한 아가멤논 황금가면이라는 것이라 

대략 3,500여 년 전쯤 제작한 이 황금 장례 가면gold funerary mask은 구체로 보면 그리스 미케네 후기 헬라딕 문화Late Helladic culture of Mycenae 유산으로 추정한다.

한 장 금판에다가 돌출 장식이 있는 이 가면은 수염을 기른 어떤 남자 얼굴을 묘사한다.

귀 근처 작은 구멍들은 이 가면이 고인 얼굴에 끈으로 고정되었음을 나타낸다.

이른바 데스 마스크 death mask 일종이며 이는 신라 금관 혹은 금동관 역시 마찬가지다. 

저 황금가면은 1876년 파나기오티스 스타마타키스Panagiotis Stamatakis 감독 아래 진행한 고고학 발굴조사에서 그 유명한 하인리히 슐리만Heinrich Schliemann이 미케네Mycenae 소재 A 무덤군 Grave Circle이라고 이름한 곳 샤프트 5호 무덤[Shaft Grave V]이라 명명한 데서 찾아냈다. 

문제는 저런 황금가면이 미케네 문명에서는 비교적 흔하며[그렇다고 아주 흔한 것은 아니다, 떼돈 있는 집안에서만 썼으니깐],

그런 까닭에 저와 일란성 쌍둥이를 방불하는 같은 시대 황금가면만 해도 저 아테네 박물관 같은 코너에 내 기억에 넉 점인가가 떼거리 전시 중이라는 사실이다. 

해당 가면 설명문을 세심히 읽지 아니하면 그게 그거요, 더구나 생김이 거의 똑같아서 허심히 보아넘기기 십상이거니와 지난 연말 뒤늦게 합류한 아들놈과 조카놈을 데리고 저곳을 다시 찾았으니 

그 넉점인가 되는 황금가면, 그게 그거인 황금가면들을 죽 훑어보던 아들놈이 대뜸 개중 저 사진 속 황금가면을 지칭하면서 "아가멤논 황금가면이네" 하는 것 아닌가?

잉? 

그랬다. 내 아들놈은 머리가 나쁘다.

공부도 지질이도 안 하며 매양 하는 짓이라고는 군대까지 갔다 왔다는 놈이 천둥벌거숭이 맨 벌거지 타령이라, 하루 종일, 일년 365일 벌거지만 찾아다니는 놈이라, 그런 놈이 대뜸 설명문도 보지 아니하고선 아가멤논 황금가면을 찾아낸다. 

명색이 이 업계 30년을 투자했다는 지 애비는 아무리 봐도 구별도 못하는 그것을, 대뜸 난생 처음 본 놈이 개중 어떤 것이 아가멤논 황금가면을 골라내니 이 얼마나 허망하기 짝이 없는 일인가? 

뭐 그 내력을 거슬러올라가면 딴게 없어 태어나서 눈뜨자마자 그리스 로마신화니 하는 각종 동화책을 통한 세뇌교육 결과 아니겠는가?

이럴 때마다 그렇지 아니한 어린시절을 산 지 애비는 야릇한 분통이 또 터진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말, 온통 거짓이다.

불평등하기 짝이 없는 선언이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말이다. 

적어도 명실상부하게 기회는 균등해야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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