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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와 함께한 나날들

I had a dream, back to 2016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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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have a dream 》

문화상품이라 해도 좋고, 요새 유행하는 표현을 빌려 문화콘텐츠라 해도 좋다. 

나에겐 꿈이 있으니, 고고학 발굴기를 문학의 당당한 장르 중 하나로 정립하고 싶다. 

이를 문화콘텐츠라 하자. 실제 그리 만들고 싶으니깐 말이다. 

인문학이 죽어가고 고고학이 죽어간다지만, 나는 그 죽어가는 것이 실은 당당히 살아있음을 보여주고 싶은 그런 꿈이 있다.  

 

 
발굴만이,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하는 연구만이 고고학이라는 환상을 깨뜨리고 싶은 꿈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고고학은 이 모든 것을 토대로 구축하는 교향곡이다. 

그것은 향연이요, 그것은 카니벌이요, 페스티벌이다. 

어찌 땅 파고 유물을 캐어내며 유구를 확인하고 그것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만이 고고학이리오?

그것을 토대로 그것을 소비하는 모든 환경이 나는 고고학이라 믿는다. 

그 소비의 통로로써 나는 고고학 발굴기를 당당히 한국 문학의 한 축으로 만들고 싶은 그런 꿈이 있다. 

물경 16년 전, 내가 몸소 부대낀 풍납토성에서는 그것을 짐작하지는 못했지만, 그로부터 16년이 흘러 내가 겪어보지 못한 무령왕릉 발굴과 그것을 둘러싼 rhetoric을 정리하면서 나는 어쩌면 내가 꾸는 꿈이 꿈이 아닐 수도 있음을 확인한다.

 
*** 
 
2016년 4월 25일 나는 저리 적었다. 아마도 저 무렵은 졸저 《직설 무령왕릉》(메디치미디어) 발간을 목전에 둔 상황이었으리라. 출판 서지를 보면 저 책 출간은 그해 4월 30일이니 말이다. 

그래서 사뭇 들뜸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요, 더구나 그때 나는 해직상태로 그 생활 초반기였으니 그에서 비롯한 지금과는 다른 감회도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저 책 발간 직후 나는 부여군 제안으로 능산리 고분군 지난 100년 역사를 정리해 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었으니, 내가 의도한 인생은 아니로대, 어찌하다 저리되고 말았으니, 사람 팔자 진짜로 알 수 없는 노릇이다.

7년 전엔 저리 적었지만 저 열정도 거의 다 식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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