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즉위한 찰스 3세의 공식 타이틀은 쓰자면 길겠지만 가장 간단하게 써본다면, King of the United Kingdom and the 14 other Commonwealth Realms이다.
사실 영국의 주권자로서 군주의 명칭은 "King"이다. 영국은 잉글랜드건 Unitied Kingdom이건 간에 군주의 명칭을 Emperor로 칭한바는 없다.
19세기 세계를 호령하던 시대에 "대영제국"이라 부르고 "British Empire"라 불렀지만 영국의 왕이 황제 타이틀을 가져 본것은 사실 British Raj, 다시 말해 인도제국의 황제로서였다.
주변국인 독일은 군주를 Kaiser라 부르고 러시아도 Tsar라고 불러 황제를 칭했지만, 대등한 독립국인 이탈리아는 King,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도 모두 King이었다.
오히려 근대 유럽을 보면 King을 칭한 나라들이 나라의 수준에 있어 자격지심이 없는 나라가 대부분이고 황제를 칭한 쪽은 뭔가 모자라거나 자격미달이라는 느낌을 주는 쪽이 많았다.
동양은 황제가 왕을 거느린다는 조공체제 덕에 독립국은 무조건 황제, 대외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외왕내제는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생각이 복잡하게 얽힌 장면이 바로 천황의 호칭 문제다.
한국의 경우, 일본의 천황, 한국은 왕이니 대등한 입장을 강조하기 위해 일본의 천황이라는 칭호를 억지로 끌어내려 일왕이라고 쓰는 경우가 많은데 굳이 이럴 필요 있을까.
조선시대에도 통신사 등은 일본의 군주를 천황이라 그대로 써 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고 해서 통신사가 일본의 천황이 조선의 왕보다 상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특히 일왕이라고 부르겠다면 중국의 황제도 중국왕이라고 불러야지, 중국은 유독 황제로 그대로 두고 일본만 일왕이라고 부르니 이렇게 되면 오히려 한국이 중국에 신속한다는 느낌을 주어 좋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조선의 왕은 조선왕이 분명하고 한국에서는 일본군주에 대해 스스로의 군주로 생각하는 사람이 과거에도 없었고, 현재에도 없다면 그대로 천황이라는 고유 명칭을 그대로 불러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지나친 부정은 오히려 긍정과 통하는 경우가 많은데 굳이 남의 나라 군주의 명칭을 우리 편의 대로 고쳐 부른다는 것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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