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속도로와 석유 정제 시설이 생기기 훨씬 전인 4,000여 년 전, 메소포타미아 남부 수메르 장인들은 현대 아스팔트 공학과 유사한 재료 배합법을 완성했다.
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 Reports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고대 도시 아부 트베이라Abu Tbeirah 장인들은 역청 기반 재료를 생산할 때 정확하고 반복 가능한 "기술적 제조법technological recipes"을 따랐다.
식물 섬유plant fibers, 광물 분말mineral powders, 그리고 제어된 가열을 신중하게 조합하는 그들의 방법은 오늘날 엔지니어들이 여전히 사용하는 원리를 예견한다.
고대 검은 황금Black Gold, 역청의 비밀을 밝히다
유전 기반 천연 물질인 역청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었다.
배의 방수 처리, 바구니 방수, 도구 접착에 사용되었으며, 교역을 위해 운반하기 쉬운 블록 형태로 성형되기도 했다.
하지만 원재료인 역청에는 문제점이 있었다. 열에 약해 갈라지거나, 너무 끈적거려 다루기 어렵기도 했다.
수메르 장인들은 역청을 있는 그대로 사용하는 대신, 가공해 사용했다.
연구진은 기원전 3천년 무렵 주요 정착지이자 유명한 도시 우르 근처에 위치한 아부 트베이라에서 발굴된 역청 기반 샘플 59개를 분석했다.
고해상도 디지털 현미경과 머신러닝 기반 이미지 처리 기술을 사용해 유물을 손상시키지 않고 재료 내부 구조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화학적 조성에만 초점을 맞추는 대신, 미세 구조, 즉 기공, 식물 섬유, 광물 함유물,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의 분포 방식을 연구했다. 미세 구조를 분석한 결과, 의도적인 설계가 드러났다.
네 가지 레시피, 네 가지 기능
통계 분석 결과, 각기 다른 용도에 해당하는 뚜렷한 성분 그룹이 발견되었다.
1. 도구 접착제
플린트 날flint blades을 낫에 붙이는 데 사용한 역청에는 식물 섬유가 풍부하고 광물 함량은 매우 낮았다. 섬유는 접착력을 강화해 유연성을 높이고 반복적인 농경 작업으로 인한 균열을 방지했다. 본질적으로 섬유 강화 접착제였던 셈이다.
2. 표준화한 교역용 덩어리ingots
저장이나 교역용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직사각형 덩어리들은 놀라울 정도로 일관된 조성을 보였다. 식물성 재료와 무기질 재료가 체계적으로 함유되어 있었다. 이러한 덩어리들은 반제품으로 사용되어 운반된 후 지역적 필요에 따라 재가열 및 가공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덩어리 균일성은 표준화한 생산 방식과 전문화한 작업장 존재를 시사한다.
3. 구형 물체
이전에는 수수께끼였던 둥근 역청 물체들은 광물 함유물이 풍부한 매우 균질한 내부 구조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물체들이 가공된 역청의 잔여물을 나중에 재사용하기 편리한 형태로 만든 압축한 저장고였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4. 밀봉제 및 방수제
갈대 구조물 및 용기와 관련된 샘플에서는 식물성 및 광물성 첨가제의 균형 잡힌 조합이 나타났다.
이러한 혼합물은 내구성을 유지하면서 방수 기능을 최적화했는데, 이는 메소포타미아 남부의 습지 환경에서 매우 중요했다.
모든 범주에서 다공성 패턴 또한 의미 있는 방식으로 다양하게 나타났으며, 이는 가열 주기, 혼합 강도 및 재활용 방식 차이를 보여준다.

고대의 순환 경제
이 연구는 또한 체계적인 재활용 증거를 발견했다. 역청은 낭비하기에는 너무나 귀중한 재료였다.
고고학적 및 문헌적 증거에 따르면 역청은 부서진 도구, 해체된 배, 생산 과정에서 남은 자투리 등지에서 회수되었다.
반복적인 재가열은 재료 내부에 미세한 흔적을 남겼다.
그러나 너무 많은 가열 과정은 복합재료를 취성으로 만들어 재사용을 제한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장인들은 섬유질이나 광물 충전재를 더 첨가하여 가공성을 회복하는 등 제조법을 조정했다.
사실상 수메르인들은 오늘날의 순환 경제 원칙과 유사한 자원 관리 전략을 실천하고 있었다.
현대 아스팔트와의 놀라운 유사점
현대 엔지니어들은 균열 저항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셀룰로오스cellulose, 대마hemp 또는 합성 섬유를 첨가하여 아스팔트를 강화한다.
석회석 분말과 같은 광물 충전재는 점도를 조절하고 내구성을 높인다.
이러한 유사점은 우연이 아니라 수렴적인 공학적 논리를 보여준다.
동일한 재료인 역청을 다루면서 고대와 현대 건축가들은 유사한 해결책을 발견했다.
즉, 열을 제어하고, 보강재를 추가하고, 유연성과 강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수메르인들에게는 실험실 장비나 재료 과학 교과서가 없었다.
그들에게는 체계적인 실험과 세대 간 지식 전수가 있었다.
이론 없는 기술
이 연구는 방법론적인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대부분의 이전 연구가 고대 역청의 화학적 및 동위원소 분석에 초점을 맞춘 반면, 이 프로젝트는 현대 포장 공학에서 흔히 사용되는 기술인 컴퓨터 이미지 분석을 고고학적 재료에 적용했다.
현미경, 자동 특징 추출 및 다변량 통계를 결합해 연구원들은 비파괴적인 방식으로 고대 생산 과정을 재구성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초기 도시 사회가 단순하거나 즉흥적인 기술에 의존했다는 낡은 가정에 도전한다.
오히려, 경험적 관찰, 표준화, 그리고 기술적 전문화에 기반한 정교한 물질문화가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수메르 장인들은 배를 밀봉하고 도구를 묶는 데 사용한 끈적끈적한 검은 물질 속에 재료 과학에 대한 실용적인 이해를 담아냈는데, 이는 4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회자될 만큼 정교한 것이었다.
V. Caruso, C. Scatigno, S. Giampaolo, A. Tufari, et al., Decoding Sumerian craft technologies: morphological image processing and mesoscopic feature analysis of archaeological bitumen-based composites. 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 Reports, Volume 70, April 2026, 105607. doi.org/10.1016/j.jasrep.2026.10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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