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일전에 두 사진을 나란히 놓고는 내가 이렇게 말한 적 있다.
유럽똥간 얘기를 아니할 수 없다.
이쪽은 남자 소피 보는 시설이 따로 없는 일이 많더라.
오늘 어느 식당서 마주친 이 마크 보곤 순간 어느쪽이 남자인지 고민했다.
돈나 돈나 마돈나 생각이 나서 돈나가 여자인 듯 해서 겐또 찍었더니 맞았단다.
자세히 보니 우오모인지 아래엔 구두 그림인데 첨엔 여자 성긴 줄 알았다.
여자쪽 그림은 무엇을 도안한 것일까..
(2017. 7. 23)
이태리어는 접한 적 없는 내가 우오모 UOMO 가 남자요, 돈나 DONNA 가 여자인 줄 알 리가 있겠는가?
이 얘기를 다시 꺼내는 까닭은 나는 상형문자를 잠깐 생각해 봤음해서다. 이는 분명 21세기에도 강력하게 작동하는 상형문자의 힘이다.
인류문명사에서 문자 발명을 획기 중 하나로 꼽거니와, 문자도 흐름을 보면 상형 혹은 지사에서 표음문자로 흐름을 보이거니와, 하지만 갈수록 이 상형문자가 위력을 발휘한다. 하긴 미술이니 음악만 해도 그 자체 상형 아니겠는가?
개중에서도 화장실을 표시하는 저 상형문자가 나로서는 여간 관심거리가 아닌데, 같은 문화권이라 해도 또 달라서, 안동 하회마을인가? 그짝엘 갔더니만 하회탈로써 남녀 똥간을 구분함을 보고는 무릎을 쳤더랬다. 서울 인사동 가게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그네들 나름대로 또 다르다.
21세기 상형문자 중에서도 내가 특히 더 저 화장실에 관심을 두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것처럼 널리 사용하는 기호문자도 없고, 시대에 따라, 장소에 따라 변화가 무쌍하기 때문이다.
이 화장실 상징은 내가 또 인천 송도에 들어설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건립에 간여하게 되면서 더욱 관심을 쏟기 시작했으니, 그래서 틈날 때마다 문자역사라 해서 알파벳이며 갑골문이니 하는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으로 가자고 나는 역설하면서 개중 하나로 강고한 현대의 상형문자 전통에도 유념해야 한다고 주문하곤 한다.
비단 이만이 아니라, 나 개인으로서는 문자가 무엇인지를 언제나 다시금 고민하거니와, 저에 간여하면서는 닥치는대로 문자 관련 자료들을 수집한다.
기간에 모아 놓은 것들도 있고, 이후 새로 모으기 시작한 것들도 있으니 글치만 뭐 거창한 건 하나도 없고 내가 생각하기에 이런저런 새삼한 격발들을 차기 식으로 정리할 뿐이다.
내친 김에 국립문자박물관이 잘 문을 열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다만 너무 깊이 개입하면, 배가 산으로 가기 마련이라 그걸 맡아 하는 사람들한테 짐이 되지는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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